지난달 11일 파리 올림픽 폐막에 이어 지난 8일 패럴림픽이 끝났다.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은 중국 스포츠 역사에 한 획을 긋는 계기가 됐다. 올림픽에서는 미국과 동일한 금메달 40개를 획득했고, 패럴림픽에서는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스포츠 강국’의 자리를 굳혔다. 특히 1990년과 2000년대 이후 출생자들의 활약이 빛났다. 각자 독특한 특징이나 놀라운 퍼포먼스로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은 선수들이 많았다.
中 금메달 공동 1위
중국은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미국과 금메달 40개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다이빙에서 금메달 8개, 탁구, 사격, 역도에서 각 5개를 획득했고, 그 외에 사이클 BMX 프리스타일과 테니스, 아티스틱 스위밍, 리듬체조 단체에서는 중국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8월 28일부터 9월 8일까지 진행된 패럴림픽에서는 금메달 94개, 은메달 76개, 동메달 50개로 총 220개의 메달을 획득하면서 미국과 영국을 제치고 당당하게 1위로 등극했다. 패럴림픽에서는 육상 종목에서 금메달 19개, 이어 수영에서 15개를 획득했고, 탁구와 배드민턴에서 어김없이 금메달 각 9개를 차지하면서 중국 스포츠계의 위상을 다시 한번 드높였다.
중국 스포츠계를 이끈 링링허우(00后)
이번 올림픽에서는 흔히 중국에서 링링허우(00后)라고 불리는 2000년생 이후 출생자들의 활약이 주목을 받았다. 10미터 공기권총 경기에서 활약한 셰위(谢瑜), 황위팅(黄雨婷), 셩리하오(盛李豪)는 각자의 귀여운 특징과 팀 조합으로 네티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7살부터 스케이트보드를 탄 정하오하오(郑好好) 선수는 11살의 나이로 올림픽에 출전해 큰 화제가 됐다. 한국 SNS에서 인기였던 영상에서는 중국의 다이빙 선수 천위시(陈芋汐)와 취안홍찬(全红婵)이 마치 한 사람이 다이빙하는 듯한 진기명기를 펼쳐 누리꾼들을 놀라게 했다. 2002년생인 정친원(郑钦文) 선수도 아시아 선수 최초로 올림픽 테니스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중들의 엄청난 찬사를 받았다.
[사진=파리 올림픽에서 환상적인 퍼포먼스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천위시와 취안홍찬(출처: kr news)]
좋은 지도자와 함께 이룬 ‘꿈’
링링허우 세대를 제외하고도 여러 선수가 특별한 사연과 유년기로 주목을 받았다. 그중 남자 수영 혼계영 4×1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쉬자위(徐嘉余)는 팀의 맏형으로 1995년생, 올해 29살이다. 혼계영에서 1번 주자를 맡기 위해 개인 200m 배영 경기를 포기할 정도로 수영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그는 수영 선수였던 어머니 밑에서 태어나 3살 때부터 수영을 배웠다. 그 덕에 6살이 되던 해 체조학교 선수로 발탁됐고, 13살 때는 저장성 수영팀에 선발되었지만, 핸드폰과 인터넷 서핑을 가까이하느라 한동안 수영 성적이 부진했다.
[사진=감독 쉬구위 품에 안겨 있는 쉬자위(출처: 바이두)]
[쉬자위의 어린 시절(출처: 바이두)]
그랬던 그를 다독여 올림픽 대열에 오를 수 있도록 이끈 건 그의 감독 쉬궈이(徐国义)였다. 비록 2020년 쉬궈이 감독은 암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지만, 쉬자위는 쉬궈이 감독을 생각하며 쉬지 않고 수영에 몰두했다. 그 결과 그는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며 해당 종목에서 64년 동안 1등을 한번도 놓치지 않은 미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쉬자위처럼 어릴 때부터 특정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 운동을 시작한 선수도 있지만, 신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우승이라는 목표를 성취해 낸 선수도 있다. 바로 중국 패럴림픽의 주역 23살 장리(张丽)다. 이번 파리 패럴림픽 남녀 수영 혼성 200m 부문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세계 신기록을 경신한 장리는 14살 때 코치의 권유로 늦게 수영을 시작한 노력파다.
[사진=관중을 향해 인사하는 장리 선수(출처: 바이두)]
장리는 태어난 지 얼마되지 않아 선천성 뇌성마비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부모님은 그녀를 포기하지 않고 병원에 업고 다니면서 치료를 받게 했고, 돈을 모아 학교 가까이 집을 짓는 등 그녀를 향한 사랑과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던 그녀가 14살이 되던 해, 팀원을 선발하기 위해 지역을 방문한 산시성 장애인 연맹 수영팀 코치 눈에 장리가 들어왔다. 처음에는 숙식과 보조금이 나온다는 말에 부모님의 짐을 덜고자 들어갔지만, 수영을 접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매일 수영장 물을 마시고 토를 하며 훈련에 임해야 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노력했다. 결국 2013년 수영을 배운 지 1년 만에 장리는 첫 대회에 참가했고, 이후 패럴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국제 초청 대회, 전국체전, 전국 선수권 대회에 출전하며 30개에 가까운 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그녀가 보여준 자기 계발, 투쟁, 용감함으로 국가 5월 1일 노동 훈장과 전국 5월 4일 청소년 훈장을 수훈했으며, 그 외에도 지역 모범상과 여성상 등을 다수 수상했다. 장리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다음 대회에도 팀원들과 함께 중국을 대표해 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자신의 땀과 노력이 담긴 경기를 보고 더 많은 장애인이 스포츠에 참여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올림픽에서 이들이 따낸 메달은 타고난 재능뿐만 아니라 인내와 끈기로 만들어진 결정체이다.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은 중국이 또 한 번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증명한 장이었고, 그 배경에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며 이 순간만을 위해 준비해 온 선수들의 성장 스토리가 있다. 이 선수들과 함께 과거의 영광과 실패를 딛고 일어선 중국의 스포츠는 앞으로도 꾸준히 발전해 나가며 주목할 만한 신예들을 더 많이 배출해 낼 것이다.
학생기자 임준섭(저장대 국제무역학과 2)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