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순에 마트를 가면, 매대 한가득 쌓여 있는 빼빼로를 볼 수 있다. 롯데는 자사의 과자 제품 홍보를 위해 빼빼로 데이를 지정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많은 소비자가 이날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사실,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날을 다른 의미로써 중요하게 생각한다. 11월 11일은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이기 때문이다.
농업인의 날은 농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농촌과 농사일의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되새기게 해주는 날로, 1996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이를 제정했다. 굳이 달과 일이 똑같은 특징적인 날짜에 기념일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한자를 바탕으로 한 재미있는 뒷배경이 존재한다. 농사의 근본은 당연히 농작물이 나고 자라는 토지이다. 이 토지, 흙 토(土)자를 반으로 나누면 십(十) 과 일(一)이 되기 때문에, 일 년 중 십과 일이 두 번 겹치는 날짜인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정한 것이다. 또한 11월은 추수가 이미 끝나 밭이 쉬는 시기이기에, 농민들이 그 해의 농사를 마무리하며 기쁨을 충분히 누리게 하려는 이유도 있다.
농업인의 날을 기념하여, 한국의 많은 시에서는 자체적으로 다양한 축제를 개최한다. 경기도 용인시는 2024년 농업인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지역 농산물을 널리 알리는 색깔여행 축제를 11월 2일에 개최하기로 하였다. 동백호수공원의 행사장 내에서는 용인에서 자란 한우, 한돈을 시식해 볼 수 있고, 직접 김치를 담가 보거나 농산물 전시를 구경하는 등 많은 행사를 직접 체험할 수도 있다. 용인시 외에도 남원시, 평창군, 정선군 등등 많은 곳에서 농업인의 날 기념 행사를 개최하여, 한 해 동안 열심히 먹거리를 키워낸 농민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한국에 거주하고 있지 않은 우리들은 이러한 행사에 직접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재외한국인들은 어떤 식으로 농업인의 날을 기념할 수 있을까? 먼저, 국내에서 직접 생산된 유기농 작물을 구매하는 방식이 있다. 국산 농산물을 소비하면서 농부들께 감사한 마음을 가져보자. 또 다른 방법으로는, 11월 11일 가래떡 데이를 맞아 가래떡을 먹을 수도 있다. 가래떡 데이는 쌀 소비량이 적으며 빼빼로를 주로 소비하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에서 지정한 날이다. 한국의 전통 떡인 가래떡은 특유의 기다란 모양이 장수를 기원한다고 여겨진다. 살짝 구운 가래떡에 조청이나 간장을 찍어먹으며 농업인의 날을 기리는 것은 어떨까?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대부분의 현대인은 더 이상 밭에 나가 일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두드리게 되었다. 그러나 1차 산업의 중요성은 언제나 무시할 수 없다. 오천만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근간인 농촌과 농민들을 위한 농업인의 날. 11월 11일, 빼빼로 과자를 구매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 농산물 한 상 차림은 그날을 더욱 의미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학생기자 김예인(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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