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가을을 노래하는 중국 古诗

[2024-11-16, 07:44:11] 상하이저널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등고(登高)(출처: 바이두)]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등고(登高)(출처: 바이두)]
가을은 흔히 ‘문학의 계절’로 불린다. 가을 특유의 감성에 빠져들어 ‘가을병’에 걸렸다는 이들이 늘어나며, 공공장소에서도 책이나 시집을 가까이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상하이에서도 이러한 독서의 계절을 더욱 의미 있게 보내고 싶다면, 중국 문학의 정수를 만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때 중국 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하다고 평가받는 당나라의 시인 두보(杜甫)의 작품을 접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이다.

중국 고전 문학에서 두보는 ‘시성(詩聖)’이라 불릴 만큼 높은 평가를 받는 시인으로,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등고(登高)>는 가을의 아름다운 정취를 담아낸 작품이다. <등고>는 가을 경치를 즐기고 음미하는 중국의 전통적 풍습을 주제로 삼고 있으며, 동시에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생의 무상함을 노래한다. 이 시는 한시 형식의 칠언율시로, 4운 8구의 근체시 형태로 구성돼 있다.

첫 구절에서는 가을 하늘의 맑고 높은 경치를 묘사하며 바람이 세차게 부는 모습을 그린다. 둘째 구절에서는 산속에 울려 퍼지는 원숭이의 울음소리가 등장해 가을의 깊은 고독과 정취를 느끼게 한다. 셋째 구절에서는 하늘을 나는 새들의 자유로움과 가을 생태계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하며, 넷째 구절에서는 끝없이 늘어선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표현한다. 이어 다섯째와 여섯째 구절에서는 힘들고 외로운 삶을 살아온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자연 속에서 느끼는 고독과 그 속에서 찾는 평온함을 묘사한다. 마지막 구절에서는 가을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화자가 자연과 하나 되기를 염원하며 시를 마무리 짓는다.

<등고>는 단순한 자연 찬미 시가 아니다. 두보가 이 시를 지은 당시, 그는 전쟁과 가난, 병마로 인해 극도로 피폐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보는 이 작품에서 인생의 무상함을 넘어 자연의 아름다움과 삶에 대한 찬사를 담아내었다. 특히 두 번째 구절의 원숭이 울음소리에서 느껴지는 화자의 심경은 그의 고단한 삶을 반영하며, 세월과 인생의 허무함을 돌아보게 한다. 그러나 이 시는 단순히 인생의 비극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가을의 천고마비와 같은 풍성함과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자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렇듯 <등고>는 두보의 삶과 감정이 절절히 묻어나는 작품으로, 그의 시대적 고통과 감성을 녹여낸 시다. 가을의 절경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고자 하는 두보의 소망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상하이의 독서의 계절에 이러한 작품을 감상하며 중국 고전 문학 속 가을의 매력을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학생기자 정예원(상해한국학교 10)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플러스광고

[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중국, 내년부터 춘절, 노동절 공휴일..
  2. 中 샤오펑, AI 휴머노이드 로봇 '..
  3. 홍차오-쑤저우남역까지 20분, 후쑤후..
  4. 中 학부모들 앞다투어 구매하는 '공부..
  5. 즈푸바오, 일본 PayPay에서 즉시..
  6. 중국 브랜드 신제품 출시에 아이폰 가..
  7. 중산산 농부산천 회장, 재산 13조원..
  8. 김종대 전 국회의원 11월 16일 상..
  9. 7회 상하이 수입 박람회 폐막, 거래..
  10. 트럼프 귀환, 美中관계 미치는 영향은..

경제

  1. 中 샤오펑, AI 휴머노이드 로봇 '..
  2. 즈푸바오, 일본 PayPay에서 즉시..
  3. 중국 브랜드 신제품 출시에 아이폰 가..
  4. 중산산 농부산천 회장, 재산 13조원..
  5. 7회 상하이 수입 박람회 폐막, 거래..
  6. 트럼프 귀환, 美中관계 미치는 영향은..
  7. 中 지난해 발명 특허 출원 ‘164만..
  8. 中 전기차 스타트업 너자, 공급업체에..
  9. 역대 최장 기간 솽스이, 매출은 올해..
  10. 中 소비시장 회복, 10월 오프라인..

사회

  1. 중국, 내년부터 춘절, 노동절 공휴일..
  2. 홍차오-쑤저우남역까지 20분, 후쑤후..
  3. 中 학부모들 앞다투어 구매하는 '공부..
  4. 김종대 전 국회의원 11월 16일 상..
  5. 상하이 남성, HPV 치료에 전 재산..
  6. 이동한 전 민주평통 상하이협의회장 별..
  7. 中 내년 공휴일 11일→13일 이틀..
  8. 中 눈곱·콧물·기침 아데노바이러스 기..
  9. 中 2023년 31개 省 평균 임금..

문화

  1. '한지의 거장' 이진우, 바오롱미술관..
  2. 찬바람이 불어오면, 따뜻한 상하이 가..
  3. 韩日 현대 예술가 3인3색 ‘백일몽..
  4. 오스트리아 빈 '한국 청년 아트페어'..
  5. 7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역대 최대 규..
  6. [신간안내] 상하이희망도서관 2024..
  7. [책읽는 상하이 259] 사건
  8. [책읽는 상하이 258] 신상품“터지..
  9. [책읽는 상하이 260] 앵무새 죽이..

오피니언

  1. [허스토리 in 상하이]시월의 메시지
  2. [박물관 리터러시 ②] ‘고려’의 흔..
  3. [허스토리 in 상하이] 당신은 무엇..
  4. [허스토리 in 상하이] 상하이 한인..
  5. [인물열전 2] 중국 최고의 문장 고..

프리미엄광고

ad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