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의 식음료, 생활용품, 화장품, 담배, 술 등으로 대표되는 일용소비재(FMCG, Fast-moving consumer goods) 가격 하락 폭이 최근 3년새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재신망(财新网)은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와 칸타 소비자지수가 공동 발표한 ‘2024년 중국 구매자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일용소비재 시장의 평균 판매가가 하락하면서 올해 1~3분기 성장세가 둔화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일용소비재시장의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21년부터다. 이 추세는 2023년 소폭 개선되기는 했으나 올해 들어 다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중국 일용소비재 시장은 0.8%의 완만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중 일용소비재 판매량은 4.6% 증가한 반면, 평균 판매가는 3.6% 하락했다. 분기별로 보면, 1, 2분기 매출액은 각각 2%, 1.6% 증가했고 3분기는 1.1% 감소했다. 특히 지난 9월 매출 하락 폭은 3.5%에 달했다.
올해 중국 일용소비재 시장 성장이 둔화된 것은 판매가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리롱(李嵘) 칸타 소비자지수 중국 지역 총경리는 “2024년 하락 폭은 지난 2021년 이후 가장 크다”면서도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도 동기 대비 0.3%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는 시장 경쟁 심화,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 증가와 관련이 깊다. 이 밖에 중국 정부의 내구재 관련 판매 촉진 정책 출범, 외식 및 관광 등에 주민 소비가 집중되면서 일용소비재 시장은 같은 기간 사회소비재 소매 총액 성장률에 미치지 못했다.
품목별로 보면, 일용소비재 가운데 홈케어 제품이 유일하게 1~3분기 모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홈케어 제품은 매출액이 3.5% 증가하면서 전체 일용소비재 시장 성장률을 주도했다. 이 밖에 식음료가 3.3% 성장률로 그 뒤를 이었고 포장 식품은 1.4% 증가에 그쳤다.
반면, 퍼스널케어 제품은 4.4% 감소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락 폭이 더욱 벌어졌다. 베인앤드컴퍼니는 “퍼스널케어 매출 감소는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 증가, 면세 채널의 경쟁 압력, 전자상거래 채널의 프로모션 경쟁, 현지 신생 저가 브랜드의 ‘핑티(平替, 가성비 대체품)’ 출시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보고서는 내년 중국의 각 브랜드가 집중해야 할 방안으로 제품 조합 최적화 조정, 온·오프라인 채널 통합 배치, 집밖 소비 기회 포착, 고객의 심리적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 전략 발휘, 장기적 가격 인하 추세 대응을 위한 비용 통제, 협력 기회 모색 등을 제안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