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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부터 잘못 채워진 북한정권(고영환)
2011-09-07, 14:39:33 바다거북
추천수 : 136조회수 : 1548

1945년 8월 9일 소련군은 일본에 대한 선전포고를 한 직후 파죽지세로 만주에 있던 일본의 백만 관동군을 격파하면서 북한으로 들어왔다.

소련군은 일본군의 무장을 해제하고 북한지역을 점령하였다. 소련은 군대만 북한에 보낸 것이 아니었다. 소련은 북한지역을 점령한 붉은 군대 제 25군단을 위한 무기 등 군수품과 식량 그리고 향후 북한지역에 세울 소비에트 사회주의 정치체제건설을 위한 소련인 고문들, 기술자들, 붉은 군대에서 복무한 조선인 간부들도 동시에 열차에 실어왔다. 열차만 보낸 것은 아니었다. 소련군은 나진과 원산 등 북한 항구들에 군용화물선들을 보냈다.
 
해방 후 한 달여가 지난 9월 19일 소련군 화물선 '푸가쵸브' 호는 88여단 소속 조선인 부대원 70여명을 원산항에 부려놓았다. 바로 그 속에 김성주가 있었다. 김일성의 본명은 김성주이다. 그는 한때 동북항일연군에 소속되어 있었고 김성주가 속했던 항일연군의 소부대는 일제의 토벌이 강화되면서 소련 연해주 하바롭스크 근처의 브야츠크 지역에 있던 소련 극동군 사령부 직속 88여단에 보내졌다. 바로 이 88여단에서 김성주는 붉은 군대 대위의 군사칭호를 받는다.

당시 88여단의 지휘관은 주보중이라는 중국인으로서 소련군 중좌의 칭호를 가지고 있었고 바로 그 밑에 최용건이 소좌로 있었다. 북한정권에서 후에 최고인민회의 상임 위원장을 지냈던 최용건이라는 상급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련은 자주적이었고 친중적이었던 이들과 달리 소련과 스탈린에 가장 충실했던 만만한했던 김성주를 북한정권의 1인자로 만들었다.

당시 북한주둔군 사령관 겸 붉은 군대 25군단 사령관이었던 치스챠코프와 정치선동과 선전의 귀재들인 소련군 정치부 고위 장교들은 자신의 말을 가장 잘 들었던 김성주 대위를 전설적인 항일의 영웅인 듯 포장하여 '김일성 장군'으로 둔갑시키고는 북한인민 앞에 내세웠다.

김성주처럼 소련군 열차와 화물선들을 타고 북한으로 들어 온 소련군 고문들과 소련 공산당 및 정부 그리고 소련군에서 근무하던 조선인들이 중심으로 되어 1946년 2월 16일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가 수립되었다. 이를 모태로 1948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을 창립되었다. 말이 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이지 사실은 북조선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이 창건된 것이다.

당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정부, 당, 군대, 보안기관 각 곳에 소련인 고문들이 자리를 잡고 북한을 실제로 통치하였다. 소련과 북한이 '인민'이니 '민주주의'이니 온갖 좋은 말들을 다 갖다 붙여 나라를 세웠으나 이 공화국은 소련이 소비에트 체제를 열차에 실어와 북한지역에 세워 놓은 소련의 위성국가에 불과하였다.

36세 나이에 내각수상이 된 김일성은 소련의 꼭두각시에 불과하였다. 친소괴뢰정권을 세운지 채 2년도 안되어 김일성은 스탈린과 모택동의 지원과 허가를 받아 한국전쟁을 도발하였다. 소련제 최신형 T-34형 탱크와 자주포 전투기들로 무장한 동시에 모택동이 보내준, 중국의 국공내전에서 단련된 조선인 부대들은 북한군의 주력이 되었다. 이들은 전쟁도발 3일 만에 남한수도 서울을 점령하고 파죽지세로 남하하였다. 만일 미군과 유엔군이 참전하지 않았더라면 오늘의 번영하는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고 전 한반도가 소비에트화 되었을 것이다.

6. 25전쟁에서 패한 김일성은 남로당파, 연안파, 소련파, 국내파들을 연이어 숙청하면서 북한에 자신만의 독재체제를 세워 나갔다. 그는 세계사적 흐름을 반하여 페쇄경제를 건설하였고 개혁과 개방도 거부하였다. 그의 고집으로 오늘의 북한은 아프리카 나라들보다 더 가난한 나라로, 인권이 철저히 무시되는 국가로 전락하였다.

이도 모자라 김일성은 다른 사회주의 나라들은 감히 시도하지 못한 부자세습을 단행하여 맏아들 김정일에게 권력을 넘겨주었다. 김정일은 김일성 사후 군사 제1주의이며 군부독재인 이른바 '선군사상'을 내세우면서 체제를 강화하고 1인 독재를 공고화하였다. 그는 한정된 자원으로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들을 개발하였지만 그 대가는 컸다. 2백만 명의 주민들이 희생양이 된 것이다. 여기에 그는 한국의 영해에서 천안함을 폭침시키고 그 안에 타고 있던 총 46인의 젊은 생명들을 앗아갔고 한국 영토인 연평도에 방사포 사격을 가하는 7.27 정전 이후 최대의 군사적 도발들을 일으켰다.

핵실험 등 도발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자 김정일은 무산광산 등 북한의 지하자원들과 각종 이권들을 중국에 헐값에 팔아넘기면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그는 북한각지에 특각들, 사냥터들, 관저들을 지어놓고 그 속에서 '기쁨조'와 함께 사치스럽고 부패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 덧붙여서, 김정일은 자신의 26세난 막내아들 김정은에게 2009년 권력을 넘겨주었다. 세상유례가 없는 3대 세습이 감행되고 있는 것이다. 후계자 김정은은 첫 번째 정책으로 화폐개혁을 단행하여 북한의 중산층을 붕괴시켰다. 그는 현재 1700억 원짜리 호화주택을 평양에 건설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정권은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워진, 세계에서 가장 특이한 독재국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올해 초 중동의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혁명은 중동에서 북한과 비슷한 체제를 가지고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등을 차례로 무너뜨리고 있다. 민주화혁명은 시리아와 이란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정일은 현재 중동의 재스민 혁명의 불꽃이 북한에 옮겨 붙지 않게 하기 위해 온갖 권력기구들을 총동원하여 주민들을 억누르고 있다. 그러나 자유와 인권이라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을 영원히 짓누를 수는 없을 것이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전략정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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