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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발효의 의의와 남은 과제(서진교)
2012-03-12, 18:00:26 바다거북
추천수 : 159조회수 : 1667

한미 FTA가 3월 15일 공식 발효된다. 지난 2006년 6월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된 한미 FTA가 협상을 타결한 지 4년 9개월 만에 마침내 이명박 정부에서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사실 지금의 한미 FTA는 노무현 대통령의 고뇌에 찬 결단의 결과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 FTA는 세계와의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필수요소다. 그렇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FTA의 긍정적인 면을 보고 이를 최대한 활용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선진 통상강국으로 재도약하고자 협상을 타결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일부 정치인들, 심지어 노무현 정부에서 중요 직책을 맡았던 사람들마저 한미 FTA 폐기를 운운하고 있다. 한미 FTA를 빨리 비준해야 한다고 주장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 총선 때문에 표를 얻기 위해 무리한 ‘말 바꾸기’를 하는 모습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미 FTA 발효로 인해 우리나라는 단일국가로는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시장을 선점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수출 주종 품목인 자동차와 부품, 섬유, 전기ㆍ전자 등의 대미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소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그 동안 높은 기술력과 품질을 가지고도 회사나 제품의 인지도가 떨어져 대미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많은 중소기업에게도 한미 FTA는 대미수출의 새로운 활로와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당연히 소비자 후생과 고용창출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생활물가가 떨어져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11개 국책연구기관들은 한미 FTA로 인해 우리 산업의 생산성이 높아져 생산과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장기적으로 소비자 혜택이 약 35조원 늘어나고 약 35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한미 FTA는 최근의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은 물론 무역 1조 달러시대에 진입한 우리나라에게 2조 달러시대를 견인할 핵심 성장동력이자 선진 통상강국으로의 도약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로 여기에 한미 FTA 발효의 의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미 FTA 발효로 이와 같이 긍정적 효과만을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경쟁력이 약한 농수산업 부문이나 일부 제조업은 미국산 제품의 수입 증가로 피해가 우려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FTA 발효에 따른 농수산물 수입 증가로 국산 농수산물 가격이 이전 평균가격의 90% 이하로 떨어지면 그 하락분의 90%를 보전해 주는 피해보전직불제도를 마련하였다. 그 외 농수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소득기반 확충을 위해서 다양한 지원책을 준비했다. 2017년까지 농수산업 부문에 약 24조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제조업도 FTA 이행으로 6개월간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이상 감소하면 해당 기업에게 융자 및 경영 컨설팅을 지원하는 무역조정지원제를 도입했다. 실직 근로자에게도 구직급여 지급을 포함한 전직을 위한 직업훈련과 취업알선을 돕는 고용지원 대책을 갖추었다.

한미 FTA 발효로 인해 이제 대한민국의 경제영토는 세계의 60%로 확장되었다. 이제는 FTA 발효로 기대되는 혜택을 극대화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정부와 기업은 물론 정치권과 온 국민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한미 FTA 발효로 인한 기대이익은 결코 거져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업은 기업대로 연구와 개발, 경쟁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 미국시장의 점유율을 확대시키는 배가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소비자들도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추구해야 함은 물론이다. 정부도 FTA의 효과가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정치권도 예외일 수는 없다. 국민들이 후진적 국회 행태를 더 이상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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