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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이 집안으로 들어온 ‘이상한’ 양옥

[2009-08-17, 06:00:20] 상하이저널
상하이에는 그 독특함으로 인해 ‘이상한 양옥’으로 불리는 집이 있다. 정원에서나 볼 수 있는 자그마한 다리와 그 밑을 흐르는 물이 실외 정원이 아닌, 집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것은 바로 홍차오루(虹桥路) 1921호에 위치한 시자오빈관(西郊宾馆) 4번 건물이다. 천정에서 바닥까지 커다란 유리벽을 사용해 실내와 실외를 자연스럽게 하나로 이어주고 있는 독특한 구조다. 이 양옥은 1948년에 건축된 것으로, 원 주인은 ‘시멘트왕’으로 불리던 야오시저우(姚锡舟)의 맏아들 야오나이츠(姚乃炽)이다.
 

이상한 집’으로 불리는 양옥
야오나이츠는 현대적인 건축에 ‘유기건축’을 결부시켜 현대 인테리어에서나 볼 수 있는 대면적의 유리벽을 그 당시에 벌써 이용했던 것이다. 유리벽을 통해 충분한 햇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양옥 내부는 채광이 좋다. 주택은 지세에 따라 지었고 집 뒤에는 역시 지세를 따라 건축한 자그마한 수영장이 딸려 있어 합리적이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마련했다.

이 주택은 야오(姚)씨 집과 막역한 사이인 왕민신(汪敏信), 왕민융(汪敏庸)의 시에타이(协泰)건축사무소가 지은 것으로 야오나이츠가 외국에서 가져온 잡지의 사진을 참조하고 자신들의 설계이념으로 설계 및 건축한 것이다.

이 양옥은 높낮이가 다른 구조의 건축물로, 공간의 높이가 서로 달라 현대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홍목가구, 홍목으로 만든 등이 매달린 식당은 반지하실의 맨 아래층에 위치해 있다. 식당과 같은 층에는 유리로 된 천정을 밀어서 여닫을 수 있는 거실이 있다. 이곳에는 자그마한 다리와 못이 있고 못에는 금붕어가 한가롭게 헤엄치고 수초가 멋스럽게 흐느적이고 있다.
 
양옥의 벽면은 기름칠을 한 갈색 큰 돌을 쌓았고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의 손잡이는 대나무를 이용해 만들었다. 집 중턱쯤에 위치한 베란다에는 대나무로 만든 자그마한 지우바(酒吧)가 있는데 풀을 얹은 지붕이 농가의 정겨움을 더해 주고 있다.
2층에는 침실 2개가 있다. 그 중 한 침실은 실외 수영장과 연결이 돼 있다. 지세의 기복에 따라 지은 수영장 주변에는 배롱나무를 심고 꽃가지가 수영장으로 뻗어 있어 자연의 정취를 한껏 더해주고 있다.
이 ‘기이한’ 집은 사람과 자연의 화합을 설계이념으로 했으며 사람들로부터 ‘결코 평범하지 않은 뛰어난 설계’라는 평을 얻고 있다.

야오나이츠와 그의 아버지
이 양옥의 첫 주인인 야오나이츠는 독특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고 전해진다. 부유한 집안의 맏아들로 주변의 총애를 받으며 자라온 그는 자신의 주장이 뚜렷했고 고집도 센편이였다.

회사의 총경리임에도 그는 일상 사무는 동생에게 일임하고 관여하지 않았다. 그는 상하이의 한 서커스 집안의 딸과 혼인했는데, 그의 아내는 중국인 아버지와 오스트레아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혼혈이라고 한다.

‘야오’씨네와 관련해서는 자수성가한 그의 아버지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야오나이츠의 아버지는 온갖 고생끝에 성공한 사업가였다. 테니스장에서 공을 줍는 일도 하고 건축공사장에서 일을 열심히 하기도 했다. 상하이에서 건축업이 뜨기 시작할 무렵 그는 자신의 회사를 설립하고 1906년 와이바이뚜챠오(外白渡桥)의 공사를 따냄으로써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 후 상하이, 우시 등지의 금융계 인사들을 설득해 자금을 모아 중국시멘트회사를 설립하고 자체 브랜드 시멘트를 생산, 중국이 수입에만 의존하던 역사에 종지부를 찍게 했다. 그가 ‘시멘트왕’으로 불리게 된것도 이것때문이다. 그는 또, 2차세계대전 당시 군인 진료소, 난민수용소 건설에 돈을 기부하기도 했으며 일본인의 합작제의를 거절함으로써 중국민족 자본가의 애국심과 자존심을 지킨 인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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