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가 언제 물러났나 싶게 선선한 날씨의 연속이다. 나무 그늘에 자리를 깔고 누워 질리도록 하늘을 바라보고 싶은 초가을. 공원의 여유로움도 만끽하고, 청량한 계피 향기에 취할 수 있는 꾸이린공원을 소개한다.
꾸이린공원은 공원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조금 규모가 큰 개인 정원에 가깝다. 실제로 이 공원은 상하이 프랑스 대사관 보안과장이었던 황진롱(黃金荣)의 사가로 4년 만인, 1931년에 완공되었다.
이후 일본과의 전쟁 등 역사의 전란 속에서 훼손되기를 반복하다가 1958년 8월 1일에 수리를 거쳐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었다. 이 때 계수나무를 심은 것이 꾸이린공원이라고 명명하는데 계기가 되었다. 그 뒤로도 확장을 계속해 1988년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토끼가 쿵더쿵 방아를 찧은 장소인 계수나무는 귀에는 익숙하지만 생김새나 꽃을 본 일이 있는 사람은 드물다. 나뭇잎 사이로 볼품없이 삐죽 나온 솜털은 이게 꽃인지도 모른 채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향기만은 산책자들을 황홀하게 할 만큼 자극적이고 상쾌하다. 매년 10월 초면 공원 내 23종의 다양한 꾸이화(桂花)들의 개화(開花)를 알리는 축제가 시작되면, 이 향기에 취하려는 방문객들로 조용하던 공원이 북적거린다.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松月亭, 凌云亭, 哈哈亭 등의 정자들과 인공호수, 100년이 넘은 고목과 나무화석들은 세월에 함께 어우러져 멋을 더한다.
인공적으로 가꾼 잔디밭에 앉아 햇살을 즐기거나, 우거진 나무숲을 거닐며 사색에 잠겨도 좋고, 황씨 일가가 살았던 건물들을 둘러보며 옛 역사를 돌이켜보는 것도 꾸이린 공원을 즐기는 방법이다.
이 가을, 계피 향기와 초목의 싱그러운 향기가 가을날의 산책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꾸이린공원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주소: 桂林路128号 近漕宝路
▶입장료: 2위엔
▶개방시간: 오전 5시~오후 7시
▶가는 방법: 830,909,224,732,沪莘线,43,92,沪松线,上佘线,上朱线,上嘉线,131,946
▷김혜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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