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는 읽기로 말하기 실력을 키우는 '유창하게 읽기'가 주목 받고 있다. 정확한 발음과 강세, 의미 단위로 끊어 읽기, 말하는 속도 조절하기 등을 소리 내어 책 읽기로 가르치는 것이다. 미국 초등학교 1학년은 1
분에 60단어를 읽는 것으로 시작해 학년이 올라가면서 80단어, 100단어를 읽는 방식으로, 적절한 속도의 말하기 방법을 배운다. 오바마 미 대통령, 영국 조지 6세 등 훌륭한 연설가로 손꼽히는 사람들의 비결도 바로 '유창하게 읽기'에 있다.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도 '소리 내어 읽기'를 꾸준히 지도해 왔다. 하지만 단순히 큰소리로 또박또박 읽게 하는 식으로는 말하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 독서 효과도 없다. 영어교육전문가는 "소리 내어 읽기를 가르치는 현장에서는 아이들이 큰소리로 읽고 나서 '소리 내지 않고 한 번 더 읽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한 단어씩 또박또박 읽는 데만 집중하느라 정작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주인공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적절히 끊어 읽고, 강조하며 읽어야 책의 내용도 잘 이해할 수 있어요. 동시에 내용의 중요도에 따라 빠르기와 강약을 조절하며 말하듯 읽는 방법도 터득할 수 있죠."
'유창하게 읽기'를 지도하려면, 먼저 엄마가 오디오CD를 이용해 유창한 읽기의 모델을 많이 들려줘야 한다. '영어 낭독 훈련에 답이 있다' 저자인 박광희씨는 "오디오CD는 원어민 발음으로 리듬과 운율이 살아있는 것을 들려준다. 그래야 아이도 '아, 책은 이렇게 읽는 거구나'라고 깨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읽을 책에서 아이가 모르는 단어가 없어야 한다. 모르는 단어가 간혹 있더라도 37가지 파닉스 규칙 안에서 읽을 수 있으면 적당한 수준이다. 세 번째로, 아이가 문장의 의미와 캐릭터의 느낌을 살려 읽도록 도와준다.
네 번째로 끊어 읽기 연습을 한다. 박광희씨는 "끊어 읽기는 생각•의미 단위를 기준으로 한다. 유•초등 아이들은 끊어 읽기를 통해 '이런 의미 덩어리가 모여 한 문장이 되는구나'를 깨닫고, 독해력까지 기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디오CD를 들으며 원어민이 어디서 끊어 읽는지를 확인하며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좋다. 금소영 박사는 "'어디에서 끊어 읽어야 더 재미있을까?' 아이와 이야기하고, 오디오CD와 다른 점을 비교해 보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다섯 번째, 1분에 읽어야 하는 속도를 알려주고 그에 맞춰 읽게 한다. 실제 미국 유명인사의 연설 속도를 보면, 강조하는 부분은 분당 80~100단어, 보통의 경우는 150~200단어 수준으로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이가 읽는 소리를 녹음해 들려주면 더욱 좋다. 박광희씨는 "이때 엄마는 코치 역할로, 유창하게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데만 집중해야 한다. '이 문장을 해석해 봐라' 등의 질문을 하며 가르치려고 들지 마라"고 강조했다.
‘유창하게 읽기’ 교재 고르는 TIP
①파닉스에서 배운 기본 단어로 문장이 구성된 책을 고른다. 파닉스 규칙에서 익힌 단어가 나오면, 어린 아이들도 자신 있게 단어를 해독하고 읽을 수 있다.
②의성어, 의태어가 다양하고, 리듬을 느낄 수 있는 책을 고른다. ‘닥터수스’ ‘마더구스’처럼 라임이 살아있고, 반복되는 구어체 문장이 많아 자연스럽게 읽어도 리듬감을 주는 책이 좋다.
③조이 카울리의 ‘뉴위시워시 리더스’ 시리즈와 같이 쉬운 문장과 재미있는 이야기로 구성된 책이 끊어 읽기에 효과적이다. 책 속 캐릭터들의 감정표현을 따라 읽다 보면, 다양한 문장 부호(쉼표, 마침표, 물음표, 느낌표)에 맞게 읽을 수 있어 감정을 살려 말하는 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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