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언론매체는 최근 몇 년간 빠른 속도로 성장했던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쇠퇴의 길을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부동산 정보업체 써우팡(搜房) 홀딩스의 ‘중국 부동산 지수’에 따르면, 6월 중국 100대 도시 중 79개 도시의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보였고, 올해 1분기 토지거래량도 약 30% 감소했다.
중국의 제조업•금융업은 부동산 시장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중국은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 7.4%를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했지만, 부동산 시장을 계속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바오량(祝寶良) 중국 국가정보센터(國家信息中心) 주임은 “중국 부동산 시장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중국 경제는 매우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위안(中原)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인구 500만 명 도시인 우시(無錫)의 주택 가격은 이미 15~20% 정도 떨어졌다. 현재 상황을 보면 주택 재고가 없어지기까지 2년 6개월이 걸릴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완커(萬科)는 “우시의 주택 재고량은 실제로 두 배 수준이며, 주택 재고가 없어지기까지 5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과잉 공급과 높은 가격으로 실수요자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中歐國際工商學院)의 루이멍(芮萌) 교수는 “중국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와 주택 구매 제한 완화 등의 방법으로 부동산 시장 붕괴를 막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베이징(北京) 부동산 시장의 뜨거웠던 열기도 식기 시작해 신규 분양주택의 거래량과 가격이 모두 하락했다. 이에 많은 실수요자가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 또한,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보급형 주택을 분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주택 구매를 포기하는 ‘주택 구매 포기 열풍’이 나타나 큰 화제가 되고 있다.
Comment
중국의 부동산 가격 급등은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중국적 특징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상상을 초월하는 부동산 가격보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자본주의 시장의 상식을 벗어나는 행보를 보이는 것에 더 큰 관심을 갖는다.
먼저 주목할만한 점은 중국이 여전히 사회주의 이념을 근간으로 하는 사회주의 국가라는 사실이다. 물론 현대 중국에서 사회주의적인 이념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중국의 시장은 오히려 다른 나라들보다 더 자본주의적인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마지막까지 양보할 수 없는 분야가 바로 토지의 개인 소유이다.
중국은 여전히 토지의 개인 소유를 금지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토지 소유는 ‘사용권 임대’라는 특수한 방식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 한국과 달리 토지 소유와 사용권을 분리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거주용 토지의 경우 70년 이상의 장기 임대가 가능하고 상업용 토지의 경우 최소 20년의 임대기간이 있다. 이처럼 영구적 소유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중국의 토지정책은 부동산 거래의 큰 제한요소로 해석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중국 부동산 시장의 발전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이 걸림돌로 작용하지는 않은 듯하다.
비록 중국의 토지가 기한이 있는 임대방식이지만, 임대기간 만료 이후에도 낮은 수준의 사용료만 다시 납부하고 임대기간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시각이 많았다. 또한, 중국의 부동산 정책이 완전 소유로 전환될 것이라는 예상도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이끌었다. 임대기간 만료 이후에 정부가 토지를 회수한다면 중국 부동산 시장은 붕괴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시장의 예상은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정부의 정책이 확정된 형태가 아니라는 점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참고) 이성준, Ruan Xiao Wen, “중국 부동산 시장에 관한 연구”, 물류학회지,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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