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중국 통화 당국이 최근 2년간 가장 빠른 속도로 돈을 푼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대출 증가 규모와 실질금리, 실질 실효환율 등을 기초로 중국 통화여건지수(Monetary Conditions Index)를 자체 산출하여 발표했다. 2분기 중국의 통화여건지수는 전년 동기대비 6.71포인트 상승한 82.81을 기록했다. 지난 2012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러한 자금 유동성이 중국 경제의 성장을 뒷받침해 줄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지난주 IMF는 “채무와 투자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중국 경제지표의 둔화를 야기했다. 중국의 경제 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경기 침체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人民)은행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경제 구조의 조정과 개혁의 길은 매우 험난할 것이다.”라며 “유동성 확대만으로 경제 구조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일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후, 중국 경제는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많은 분석가는 “향후 중국 당국이 통화 정책을 전면적으로 완화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안정적인 경제 성장, 융자 원가 인하, 금융 리스크 규제를 위해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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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중국은 일찍부터 화폐를 사용했다. 보통 ‘엽전’이라고 하는 둥근 동전에 가운데 네모난 구멍이 있는 화폐는 둥근 하늘과 네모난 땅을 의미하며, 철학적 가치관도 담고 있다. 이처럼 중국의 화폐가 큰 개념을 내포하는 것은 중국의 정치적 상황과도 관계가 있다. 중국의 화폐는 일반적으로 청동으로 주조된 엽전의 형태였다. 이는 유럽의 금화나 은화에 비해 볼품없지만 사실 화폐 자체로 평가하자면 매우 발달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유럽의 화폐는 금과 은 등의 희귀 금속으로 주조되어 그 금속이 가진 가치에 비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일찍이 중앙집권화에 성공하였고 강력한 사회통제가 가능했던 중국에서는 청동으로 만든 엽전에 문자로 가치를 표시하여 화폐의 기능을 하게 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화폐인 것이다. 한국 또한 중국과 같이 중앙집권화를 이른 시기에(중국보다는 늦었지만) 상평통보와 같은 화폐를 사용했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 조정에서 당백전이라고 하는 액면가가 100배 높은 화폐를 만들어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시장 교란을 일으켰다는 역사적 기술도 있다.
임진왜란 직후의 조선처럼 정부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통화정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화폐의 배타적인 발행권이 있는 데다, 통화정책은 단시간에 적용할 수 있는, 영향력이 매우 큰 정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때 미국에서 뉴딜정책을 이끌었던 케인스 학파가 결과적으로 주도권을 잃은 것에서 볼 수 있듯, 통화정책은 끝이 좋지 않은 정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통화정책의 장점은 쉽게 알 수 있지만 통화 팽창 이후 나타날 수 있는 문제들은 쉽게 예견하기 힘들다. 한국은 과거 효율적인 통화정책을 펼쳤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는 인플레이션을 초래했지만 결과적으로 경제 확대가 인플레이션 부담을 상쇄했다. 물론 터키나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들처럼 잘못된 통화정책이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초래한 실패 사례도 있다.
현시점에서 중국이 어떤 통화정책을 얼마나 써야 할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주류 경제학파로 떠오른 고전학파는 통화팽창을 통한 정부의 시장 개입 자체에 거부감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발전국가 모델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던 동아시아 국가들은 보다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사실 통화정책은 환율에 영향을 주어 해당 국가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로 영향이 파급되는 만큼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참고) 제정조, “중국의 금융환경 변화와 중국 진출 국내은행의 대응전략에 관한 연구”, 관세학회지,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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