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발전공학을 전공한 중국인 스디푸는 호주에 더 머물기로 했다. 2010년 유학 온 그는 호주에서 취업해 경력을 쌓은 뒤 세계적 기업이나 연구소에서 능력을 맘껏 펼치고 싶은 열망을 품고 있다. 전공과 관련된 중국 기술력이 낙후한 데다 호주의 쾌적한 교육·생활·자연환경도 그의 귀국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중국이 해외로 유학간 우수 인재들을 고국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해외에 있는 중국인 고급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2008년 시작한 '천인계획'에 이어 지난해부터 추진한 '만인계획'까지 결실을 보면서 고급 두뇌들이 돌아오는 '두뇌환류' 물결이 일어났다. 지난 5년간 중국 경제가 크게 성장한 게 이런 현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광명망은 최근 발표된 '중국유학생발전보고(2013)'를 인용해 해외유학생 귀국률이 47%에 달한다고 8일 밝혔다. 5년 전만 해도 이 비율은 25% 안팎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지난 5년간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는데도 중국은 안정세를 유지한 때문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돌아오는 인재의 숫자가 아니라 인재의 질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귀국한 유학생의 80%가량이 학사학위 이하 취득자일 뿐 아니라 국가가 원하는 분야의 세계적 인물도 아니라는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해외로 나간 과학기술·공학분야 고급두뇌 가운데 87%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 미국, 호주 등으로 나간 이들이 귀국을 꺼리는 것은 보수말고도 연구여건, 생활환경, 자녀교육 등에서 외국이 중국보다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통계를 보면 미 대학에서 과학기술·공학분야 박사학위 취득 중국인은 2만5000명을 넘어선다. 그러나 이들 중 90%는 미국에 눌러 앉았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국가발전 동력인 과학기술·공학분야 혁신이 더뎌져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혁신지수(GII)에 등재된 141개 혁신기술경제국 순위에서 중국은 34위에 그쳤다.
과학기술·공학분야 이외 분야에서 우수한 귀국파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대부분 외국계 기업이다. 주로 금융회사다.
외국계 금융사는 급여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 경력관리에 유리하고 복리후생도 중국 기업에 비해 훨씬 좋다. 중국유학생발전보고는 "과학기술 분야뿐 아니라 뛰어난 해외유학생들의 정부직, 공산당직 취업 비율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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