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치개혁 좌담회' 개최…반대파 참석 여부 확인 안돼
2017년 차기 홍콩 행정수반 선거의 추천방식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정부가 "홍콩의 행정장관은 반드시 애국인사가 맡아야 한다"며 반대파를 재차 압박하고 나섰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부비서장인 리페이(李飛) 홍콩기본법위원회 주임은 21일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에서 열린 홍콩 정치개혁 좌담회에서 "행정장관 보통선거는 반드시 홍콩기본법과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유관결정에 부합해야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보도했다.
리 주임은 '원칙을 지키면서 보통선거를 추진하자'는 제목의 강연도 했다.
이런 발언은 사실상 중국정부가 반대하는 인사는 홍콩 행정수반에 선출될 수 없다는 중국정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홍콩은 2017년 행정장관 선거에서 보통선거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중국 전인대와 홍콩기본법위원회 등은 "중앙정부에 반대하는 사람은 그 자리(행정장관)를 맡을 수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이날 좌담회에는 전인대 상무위원회 법제공작위원회 부주임이자 홍콩특별행정구 기본법위원회 부주임인 장룽순(張榮順), 왕광야(王光亞) 국무원 홍콩사무판공실 주임, 홍콩 주재 중국연락판공실 장샤오밍(張曉明) 주임 등 이른바 중국정부의 '홍콩라인'이 총출동했다.
또 홍콩 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소속 대표들이 다수 참석했지만, 이른바 '반대파' 인사들도 참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홍콩 행정수반인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은 최근 좌담회 계획을 공개하면서 "야권(반대파) 및 각계의 입법회(홍콩의 국회격) 의원들과 중앙 관리와의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2017년 차기 행정수반 선거 추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왕샤오밍 주임이 15∼20일 네 차례에 걸쳐 야당 입법회 의원들과 회견한다는 보도도 나와 중국정부가 홍콩의 정치개혁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적극적인 구애공세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왔다.
이런 가운데 홍콩의 반대파 의원 26명이 전날 '정치개혁 승낙서'를 발표하고, 만약 정부가 내놓는 정치방안이 국제표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부결시키겠다고 경고했다는 보도가 나와 양측 갈등이 오히려 고조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후보추천위를 통해서만 후보를 선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친중파들은 이를 지지하고 있으나 홍콩의 시민단체와 범민주파 등은 시민 추천을 통한 입후보도 허용되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범민주파 시민단체인 민간인권진선(民間人權陣線·민진)은 홍콩 주권 반환 17주년인 지난달 1일 도심에서 9만 8천600명(주최측 추산 50여 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완전한 보통선거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고, 친중성향 시민 10만여 명(주최 측 추산 16만 명)은 17일 대규모 '맞불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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