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일하는 26세의 신시아 리우 씨는 최근 맨해튼에 있는 한 개의 침실이 딸린 아파트를 구입했다. 도심에 있어 뉴욕의 스카이라인이 한 눈에 보이는데다 테니스 코트와 수영장을 갖춘 곳이다. 리우 씨의 아파트 구매를 위해 중국에 있는 그의 부모는 중국에 있는 부동산을 팔았다. 중국보다 미국 부동산이 투자가치가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이 최근 뉴욕의 최고급 아파트 등 고가의 미국 부동산을 앞 다퉈 사들이고 있다고 BBC가 25일 보도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올해 3월까지 1년간 220억 달러(약 2조2400억 원)를 미국 부동산 구매에 투자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2% 늘어난 것. 유명 경매회사인 소더비 사의 국제부동산 부문에서 일하는 니키 필드 씨는 "올해 상반기 맨해튼 부동산 구매자의 25%가 중국인이었다"며 "이런 투자 열기는 적어도 올해 안에는 식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인의 주요 투자 대상은 3000만~5000만 달러(약 305억~509억 원)에 이르는 값비싼 주택들이다. 센트럴 파크에서 몇 분 떨어진 곳에 곧 세워지는 최고급 아파트인 '칼튼 하우스'도 중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리석 복도에 최고급 가전제품, 24시간 경비체제가 갖춰질 예정인 이 곳의 가격은 9000 평방피트(약 250평형)에 6500만 달러(약 662억 원)이다.
중국인들이 뉴욕의 고급 아파트에 투자하는 이유는 단순히 좋은 집에서 살며 만족감을 누리려는 것은 아니다. 주요 외신들은 "중국인들이 자신의 자산을 다각화하고 조국을 떠날 때를 대비해 미국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판 포브스'라고 불리는 후룬 리포트는 "10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중국인의 64%는 이민을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뉴욕 자산평가기관인 밀러 사무엘 사의 조나단 밀러 대표는 이런 현상을 놓고 "미국은 중국인에게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은행구좌를 팔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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