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중국 칭다오의 해수욕장에서 여성들이 햇빛과 해파리로부터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페이스키니(facekini)’라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우스꽝스런 패션을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얼굴 전체에 뒤집어 쓰는 페이스키니는 수영복처럼 신축성 있는 소재로 만들어져 눈과 코 입 부분에 구멍이 뚫려 있다. 페이스키니는 바다게가 꼬집는 걸 방지하기 위해 ‘속옷 모자’를 만들기도 한 칭다오의 중년 여성 장 시판(58)이 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좋게 봐주려 해도 그다지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이 패션이 갑자기 칭다오 해변에서 유행한 데 대해서는 중국인들조차 의아해한다. 중국에서는 최근 구릿빛 피부가 인기를 끌며 태닝 전문점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기 때문에 굳이 햇빛을 가리겠다는 것도 선뜻 이해 가지 않는다. 페이스키니는 창백한 피부가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이 지역의 중년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중국의 중년 여성들이 전세계 패션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은행강도가 중국 해변을 약탈하고 있다”라는 조롱 섞인 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런데 복면 레슬러를 연상시키는 저급한 패션이라고 우습게 볼 것만은 아니다. 뉴욕 패션잡지 ‘CR패션북’은 페이스키니와 수영복을 입은 모델의 사진과 함께 “태양 속에서 마스크 쓰기” “이 아름다운 눈들은 마스크 뒤에서 빛나고 있다” “여름에는 전통적으로 구릿빛이 아름답게 여겨졌지만 아시아의 미녀들은 화사하게 빛나는 걸 원하고 있다”고 페이스키니를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소개했다. 칭다오발 이색 패션이 전세계로 확산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진 상하이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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