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 '꽌시' 부패고리 척결
한달 여 전 중앙조직부가 ‘고위급 간부의 고액 교육프로그램 수강 금지령’을 내리면서 주요 공직자와 국유기업 간부들의 EMBA(최고 경영자과정) 자퇴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참여하는 최고경영자 과정 교육비를 감당하기 위해선 수년 혹은 수십 년 간의 급여를 지불해야만 한다고 경화시보(京华时报)는 17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EMBA 과정을 자비로 내고 다니는 공직자는 거의 없으며, 회사의 교육경비를 사용하거나 학원들이 공직자에게 학비를 면제해 주기도 하며, 기업들이 공직자를 위해 학비를 대신 내주기도 한다”고 귀뜸했다. 전문가는 “공직자의 EMBA 참여는 부패의 온상으로 중앙조직부가 발표한 ‘금독령(禁读令)’은 반부패 척결의 의지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금독령’이 발표된 지 한달 만에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CEIBS), CKGSB(长江商学院) 등 유명 EMBA를 비롯해 각 대학 EMBA 과정에서는 고위 공직자들과 국유기업 간부들의 자퇴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모 국유기업의 고위급 간부는 이미 1년을 다녔지만, 올해 ‘통지’를 받고 자퇴를 선택했다.
지난 7월31일 중앙당의 교육실천활동 지도팀, 중앙조직부, 교육부는 공동으로 “고위직 간부들이 사회훈련 관련 사항에 참여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며, 여기서 말하는 ‘고위직 간부’라 함은 당정부기관, 국유기업, 사업체의 간부를 뜻한다”고 통지했다. 통지문은 고위직 간부들이 고액의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며, 이미 참여한 자들은 즉각 자퇴할 것을 요구했다.
왕위카이(汪玉凯) 국가행정학원 교수는 “MBA와 EMBA는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좋은 취지에서 출발했지만, 비즈니스업계 거물과 국유기업 간부, 공직자들이 국가 재정으로 고액의 EMBA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눈치챈 일부 유명대학들이 학비를 천정부지로 올리고 있다. 기존 십여만 위안하던 학비가 지금은 수십 만 위안을 넘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일부 민영기업 간부들은 공직자, 국유기업 간부들과 인맥을 쌓기 위해 EMBA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국가 공직자와 인맥을 쌓기 위한 가장 손쉬운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반면 국유기업 간부와 공직자들은 국가 재정으로 EMBA를 학습하면서 인맥을 넓히고 있어, EMBA는 ‘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베이징대학의 고위급지도자 연수반에 참여한 익명의 관계자는 “당시 한반에 40여 명의 학생들이 있었으며, 대부분 정부 공직자, 기업체 간부가 1/3을 차지했다. 일부 공직자와 기업체 간부들은 이곳에서 스스로를 알리며 기업간 합자를 성사시켰다. 산둥성의 공직자는 타이안(泰安)고속철신취(高铁新区)의 개발 프로젝트를 추천해 실력있는 기업체 간부들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인민일보는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조치이며, 꽌시(关系: 인맥) 문화와 정경유착의 오랜 관행을 끊어낼 효과적 방법”이라고 전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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