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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통 통일글짓기 고등부 대상 수상작(전문)

[2015-04-17, 21:04:00]

제3회 청소년 통일축제 '통일글짓기' 고등부 대상수상작

 

통일, 정말 통(通)하였는가


2015년, 우리 민족은 광복 70주년을 맞는다.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은 똘똘 뭉쳐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한국광복군을 창설해 일제에 맞서 싸우는 등 손수 민족의 독립을 일구어냈다. 그렇게 우리는 하나가 되어 긴 일제의 억압을 견뎌왔다. 수많은 독립 운동가들의 희생으로 이루어낸 광복이기에 더욱 값지고 감격스럽다. 하지만 우리에겐 아직 풀지 못한 숙제가 남아있다.

 

바로 남과 북이 하나가 될 수 있는 통일, 평화통일이다. 우리나라는 일제로부터의 자유와 함께 민족의 분단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광복의 기쁨도 잠시 이데올로기의 대립 아래 반으로 갈라선 것이다. 그 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라는 명칭이 우리나라를 따라다녔고 우리의 반쪽, 북한 또한 국제 사회에서 고립되고 비난 받는 국가로 낙인찍힌 지 오래다.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6만여 명의 이산가족들이 남아있다. 약 12만 명이었던 이산가족 등록자의 수와 비교할 때 급격히 줄어든 수치다. 고령화로 인해 이산가족의 사망률이 증가하면서 전쟁세대에게 이산가족상봉행사의 정례화는 더욱 절실해졌고  통일에 대한 소망도 강해졌다. 하지만, 반쪽 땅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평화롭게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게 전쟁과 분단은 소설같이 먼 이야기일 뿐이다. 전쟁의 아픔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통일은 막연하고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꾸준한 매체의 역할과 교육으로 통일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 자리 잡히긴 했지만 그 필요성의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에게 통일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통일을 말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통일이 되었을 때의 장점을 든다. 물론 통일이 우리나라에 가져다주는 장점은 기대할 만하다. 통일이 되었을 경우 자원개발과 국방비 예산 절약, 대륙과 해양의 연결로 등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평화의 이미지를 확산시켜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는 동시에 우리나라의 국제적 입지도 더욱 단단해 질 것이다. 이러한 장점들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통일로 인한 부와 이익이 통일의 절대적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익이 우선이 된다면 남북 간의 양보나 화합보다 서로의 강점을 내세우고 이기고 지는 데 초점을 둘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일의 가장 기본적 이유와 목표는 70년간 만나지 못하고 살아온 이산가족이어야 한다. 그들은 의지와 상관없이 전쟁과 이념 대립이라는 시대적 상황 속의 희생자가 되었다. 인간이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자유, 가족과 만날 수 있는 자유를 완전히 빼앗긴 채 그들은 70년이라는 시간을 살아왔다. 어떠한 돈이나 보상도 그 세월을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통일은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마음에 의한’ 평화통일이 이루어졌을 때 따라오는 경제적 이익과 장점은 비로소 빛을 발할 것이다.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여러 방면의 준비가 필요하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점은 70년 동안 너무나 달라져버린 남북이 서로를 이해하고 통(通)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정부와 국민들, 그리고 주변국들의 국제적인 협조가 조화롭게 맞물려질 때 통일은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먼저, 우리나라 정부는 남북 간 문화예술, 스포츠 교류를 장려해야한다. ‘예술이나 스포츠에는 국경이 없다.‘ 라는 말이 있다. 예술과 스포츠는 사람과 사람을 마음으로 이어준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교류는 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남과 북은 언어부터 생활, 생각하는 방식까지 너무 다르고 서로 잘 알지 못한다. 70년이라는 긴 세월 속에서 많이 달라져버린 남북의 문화가 단시간에 통합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다가올 통일을 위해 남북이 협력하고 함께하며 서로를 미리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평화통일의 산 증거인 독일에서도 문화 교류는 중요한 점으로 부각되었다.

 

동독과 서독의 인적 교류는 분단 속에서도 꾸준히 이뤄졌다. 1961년 함부르크에서 양국 작가회의가 열리기도하고 서독의 문학상이 동독 작가들에게 주어지기도 하는 등 동독과 서독 모두 동질성 회복과 공감대 형성에 큰 노력을 들여왔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선례를 살피고 우리만의 방식을 만들어 적용시켜야 한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남북 스포츠 교류에 대한 시도가 계속되어왔다. 1991년 41회 세계 탁구선수권대회에서의 남녀단일팀 출전을 시작으로 2000년에는 시드니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최초로 북한 선수단이 참여해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남북정세에 영향을 많이 받고 효과 또한 크지 않은 만큼 이러한 교류가 일시적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화합으로 이어지도록 정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정부는 탈북자들에 대한 지원을 더 강화해야 한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우리가 통일을 준비하는 데 꼭 알아나가야 할 존재들이다. 하지만 문화적으로 극명히 다른 곳에서 살다온 새터민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는 어떤 외국보다 더 낯설고 힘든 곳이다. 이들이 언어부터 생활방식까지 가까운 듯 다른 한국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정부의 든든한 지원이 절실하다. 특히, 북한이탈주민 취업박람회나 탈북청소년을 위한 교육기관, 탈북민들에 대한 심리 상담, 장려금 지원 등 조금 더 구체적인 방안들이 실천되어야 한다. 북한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읽을 수 있는 그들이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했을 때 북한이탈주민들은 남북한 통일의 가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통일을 위해서는 국가의 정책뿐만이 아니라 개인적 차원의 노력도 꼭 필요하다. 우리나라에 다문화주의가 확산되면서 북한 이탈 주민을 다른 문화권에 속한 집단으로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탈주민은 한 핏줄을 나눈 우리 민족의 구성원이다. 우리는 그들을 색안경을 끼고 이방인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우리’임을 인정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서로를 너무 모르고 단절된 채 지내왔기 때문에 큰 차이와 이질감은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 차이를 한 번에 우리 기준에 맞추어 동화시키려 하기보다는 먼저 그들의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

 

또 우리사회에서 그들의 차이가 차별로 나타나지 않도록 잘못된 편견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 새터민들과 우리의 관계는 곧 미래의 통일한국을 의미한다. 통일을 위해 우리는 북한 주민을 포용할 수 있는 역량과 그들을 사회적 약자로 인식하고 돕는 태도가 준비되어야 한다. 북한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이해도 바탕이 되어야한다. 이를 통해 통일 친화적, 통일 수용적 사회를 만들어 나갔을 때  통일은 더 가까워질 수 있다. 
 
평화통일은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와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 세계적으로 북한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만큼 국제 사회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지고 있다. 남북통일은 더 이상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닌 주변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와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국제 사회의 협조와 인정이 바탕이 될 때 우리는 더욱 확실하게 하나가 될 수 있다. 유엔을 비롯한 여러 국제기구에서 이미 북한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13년 유엔인권이사회에서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를 출범시켜 북한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와 반인도적 범죄를 조사하고 북한인권보장에 대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 중 북한인권법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북한 인권법이란 북한의 인권을 보호하고 개선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로 북한주민의 인권과 인도적 지원, 탈북 이탈 주민 지원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각각 2004년, 2006년에 북한 인권법이 통과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시행되지 못하고 보류상태에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북한인권법이 시행된 뒤 탈북자들은 미국에 난민자격으로 정착할 수 있게 되었고 정부지원을 받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영주권과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도 있다고 한다. 탈북민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북한인권법은 그들의 강제북송을 막고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장치가 된다. 이러한 법적 장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가 받아들여 세계 곳곳에 불안과 두려움에 떨며 살아가는 탈북자들에게 희망이 되어주어야 한다.

 

소설 ’닳아지는 살‘들에서 영희와 온 가족은 오늘도 ’꽝당꽝당‘ 쇠붙이 소리와 함께 북에 남겨진 맏딸을 기다린다. 아버지는 반 백치가 되었지만 매일 밤 12시 하루도 빠짐없이 딸이 돌아올 것을 굳게 믿고 기다린다. 하지만 막내딸 영희는 비정상적인 가족 분위기에 지쳐 무의미한 기다림을 끝내자고 울부짖는다. 이 소설 속 처음부터 끝까지 밤새 이어지는 쇠붙이 소리는 분단의 비극이 한 가정에 가져다 준 정신적 고통을 나타낸다. 시간이 흘러 시대가 변했지만 ‘꽝당꽝당’ 쇠붙이 소리는 아직도 우리의 삶에서 계속되고 있다. 또한 영희와 아버지의 모습은 현재 우리 사회에 여전히 떨어진 가족을 기다리며 남아있는 이산가족들과 이들에 무관심한 우리와 닮아있을지도 모르겠다.

 

통일은 이미 우리 삶에 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통일에 무관심하거나 마음만 앞서 평화통일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다.  통일은 한국 혼자만의 몫이 아닌 북한과의 협력과 화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의 입장만 내세우고 약점을 들춰낼 것이 아니라 남북국민이 함께 행복한 공존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평화통일은 남과 북이 진정으로 통(通)하는 한 발짝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배아현(상해한국학교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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