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일본 성형도 중국에 관심을
얼마 전 일본미용성형외과학회(JSAPS: Japanese Society of Aesthetic Plastic Surgery) 초청으로 강의를 다녀왔다. 현지 교수분들과 지인을 통해 오늘날 일본 성형의료에 대해 잠깐 살펴볼 수 있었다.
아시아 미용 성형에 있어 최근 한국이 각광받고 있는데 10여 년 전만해도 일본에 배우러 가는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한류 문화의 영향과 의사들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외국인 수요가 늘었고, 미용성형수술에 있어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미세수술이나 줄기세포 등 다른 몇몇 분야는 일본이 탄탄한 기초를 가지고 있고 아직 배울 것이 많다고 본다. 그리고 일본 성형의료 개원가는 수술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시술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한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얼굴에 큰 변화를 주지 않으려는 국민성 때문이 아닐까 짐작한다. 그래서 한국과는 다르게 큰 수술 보다는 최소침습적인 시술이나 간단한 수술위주로 발전한 것이 특징인 것 같다.
현재 일본 성형외과 의사들의 이슈 중 하나가 중국 의료 관광객이라는데, 도쿄를 중심으로 중국 고객이 상당히 증가했다고 한다. 사적인 자리에서뿐만 아니라 발표에서도 본인의 중국행과 그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중국 고객이 일본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수준 높은 의료와 엔화 하락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그리고 회복 시간이 길고 부담이 되는 큰 수술 보다 간단한 시술이 활성화되어 있어, 문턱이 낮고 안전성이 높은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또한 일본인들의 몸에 밴 친절도 한 몫을 했다고 보는데, 전반적으로 세련된 매너와 서비스가 한국보다 낫다고 느껴졌다.
한국 성형은 의료 수준에 비해 여러 불미스런 일들로 신뢰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하지만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 특히 외국 고객을 대상으로 성형 부가세 환급제도가 내년부터 시행되기로 했다는데, 성형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거라고 본다. 불법 브로커들의 횡포와 바가지 요금으로 훼손된 이미지를 개선하는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
외국 의료 관광객의 재방문 의사에 관한 설문 조사에서 한국이 상당히 낮은 순위에 있었던 걸 본적 있다. 관광 인프라와 시스템에 대한 숙제도 있겠지만, 기본적인 친절도와 서비스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신뢰 회복과 함께 그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변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중국 고객들이 한국이나 일본을 찾는 이유는 지역적인 접근성뿐만 아니라 동양인이라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얼굴 생김새가 비슷한 만큼 추구하는 미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서로 배우고 협력해서 함께 발전하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학문적인 성과도 거둘 수 있길 기대한다.
류민희 원장(성형외과 전문의, 북경화한성형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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