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기밀정보 해킹의 비판을 받아온 중국이 자국의 취약한 지적재산권 보호 규정으로 비행기 설계를 도용당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9일 홍콩계 봉황망(鳳凰網)에 따르면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위원인 양웨이(楊偉) 중국항공공업 부총공정사는 최근 현재 중국은 대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개발한 자국산 항공기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가 충분치 않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20의 총설계사인 그는 개발한 군용기의 검사, 시험비행, 홍보 과정에서 사진, 정보 등을 불법으로 입수해 이를 모방해 제품을 개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은 중국의 지적재산권과 등록상표, 특허를 훔쳐 부당한 이익을 챙기려 하고 있다"면서 특히 헬리콥터와 중소형 프로펠러 비행기 등 민용항공기의 디자인 설계가 표절당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은 항공기 디자인 설계에 대한 특허 관련 규정이 불명확한 것을 비롯해 취약한 지적재산권 보호 문제를 지적했다. 중국의 현행 저작권법에는 비행기 디자인을 저작권 보호 대상으로 삼지 않고 있다.
중국의 디자인 설계에 대한 특허 보호기간은 10년으로만 규정돼 있다. 개발 기간이 긴 항공기, 자동차, 선박 등은 긴 개발 기간에 비해 제품 출시후 특허권을 가질 수 있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그는 이런 현상은 중국 항공산업 발전에도 매우 불리하고 기술혁신을 장려하는 풍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디자인 설계 보호기간을 15년으로 늘리되 5년마다 특허 경신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제안했다.
그간 미국 등으로부터 사이버해킹을 통해 상업 및 군사기밀을 빼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중국의 이 같은 인식 변화는 자국의 기술경쟁력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지적재산권 문제에 대한 접근을 공격에서 방어로 바꿔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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