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더위 먹었나요? -여름 피로증후군
지인에게 갑작스런 전화가 걸려왔다. 팔다리에 힘이 없고 두통과 어지러움을 동반하며 속이 울렁거린다고 했다. 예전의 카랑카랑하던 목소리는 꺼지는 연기처럼 잦아들어 있었다. 전날 저녁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온 뒤 에어컨을 틀어 논 채 잠을 자고 일어난 후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태풍과 장마가 지나가고 찾아온 폭염으로 실내외 온도와 습도차가 커지면서 나타난 증상이었다.
더위 먹은 증상, 냉방병과 달라
일반적으로 여름철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위 먹은 증상’은 나타나고 에어컨이 일상화되면서 실내활동을 주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냉방병’이 나타나는데 상하이처럼 고온다습한 지역은 실내외 온도와 습도차가 매우 큰 환경이다 보니 ‘더위 먹은 증상’과 ‘냉방병’이 혼재해서 나타나게 된다. 에어컨이 틀어져있던 실내에서 밖으로 나가면 순간 숨이 턱 막히는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반복하게 되면 인체 체온조절 중추와 자율신경계 조절기능이 피로해져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상대습도가 70%일 때 기온이 32℃가 되면 열지수는 ‘위험’수위에, 36℃가 넘어가면 ‘매우위험’수위에 놓이게 된다. 상하이의 7~8월 상대습도는 70~80%이고 기온은 36℃를 넘어가는 게 보통이다. 상하이의 여름은 면역기능이 약한 노약자에게는 특히 주의를 요하는 계절이다.
중의학의 ‘주하(疰夏)’
중의학은 여름피로증후군을 ‘주하(疰夏)’라고 한다. 인체는 주위환경이 변하면 1~2주의 순응기간이 필요한데, 체력이 약한 노약자들의 경우, 고온다습 환경에서 체온조절중추와 자율신경계 조절이 적응하지 못하면서 심혈관계와 중추신경계 기능 장애를 동반하는 여름피로증후군 주하가 발생하게 된다.
여름피로증후군 증상
사지에 힘이 빠지고 무기력하다. 피로와 권태가 동반한다. 어지럽고 땀이 많이 난다.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마른다. 소화가 잘 안 된다. 배가 아프다. 설사를 한다. 혀에 백태가 두껍게 낀다.
여름피로증후군 예방 생활수칙
①실내외 온도 차이는 5~6℃ 이내가 적당하다.
②36℃이상 고온일 때는 가급적 외출을 삼간다.
③냉방이 심한 실내에서 실외로 나갈 경우 수건이나 마스크로 입을 막아 뜨거운 공기가 갑작스럽게 호흡기를 자극하는 것을 예방한다.
④충분한 수분을 보충한다. 단, 찬물이나 찬 음료를 너무 많이, 자주 마시지 않는다.
⑤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고 비타민이 풍부한 제철과일을 먹는다. 면역기능 증강과 전해질 보충에 도움이 된다.
⑥에어컨 환경의 실내에서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 맨손 체조나 가벼운 근육 운동을 수시로 한다.
⑦잠잘 때는 배를 따뜻하게 덮고 잔다.
⑧과로와 수면 부족으로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여름철 단백질 보충
상하이에는 입하(立夏)가 되면 차예단(茶叶蛋)을 나눠먹으며 여름나기를 준비하는 풍습이 있다. 여름철 면역력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 단백질을 보충하는 지혜이다. 한국에서 삼복(三伏)에 삼계탕을 먹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여기에는 단백질 보충과 함께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지혜가 담겨있다. 중복(中伏)이 코앞이다. 상하이의 여름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심기일전하여 모두 건강하고 평온한 여름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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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의침구학전공 의학박사. 의사(중의전공). 현재 만가중의원(万嘉中医门诊部)내 <구전(灸传)이은화 침뜸클리닉>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상하이중의약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구당 김남수 선생의 뜸사랑 정통침구연구소에서 연구실장을 역임했다. 한국 포천중문의대(현, CHA의과대학) 대체의학과 대학원 석사. 전 서울대 의과대학 보완통합의학연구소 객원연구원, CHA의과대학교 객원연구원, 현 상하이시침구경락연구소 연구원. 박사과정은 상하이시외국유학생장학생으로 연구했고 중국973연구프로젝트 중 뜸연구 부분에 참여하고 있다. ‘평생 건강 생활 건강’에 뜻을 두고 구당 김남수 선생의 무극 보양뜸을 전하고자 지난 2009년부터 상하이에서 무료 뜸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shanghai93@naver.com [이은화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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