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상하이의 잠 못 이루는 밤
-중의학 수면과학을 중심으로
아침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은 폭염에 잠 못 이루던 상하이인들에게 반가운 손님이 아닐 수 없다. 절기는 무시 못하나 보다. 입추(立秋)가 갓 지났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여름 열대야로 잠을 설친다면 에어컨 온도를 조절해야 한다. 우리 몸은 수면을 취하면 체온이 점점 하강하여 새벽 4:30경에 최저점을 찍는다. 이 시기에 주위기온이 지나치게 낮아지면 체온을 높이기 위해 대사량이 증가하게 되고 급기야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만약, 상하이의 잠 못 이루는 원인이 열대야 때문이 아니라면 중의학의 수면과학에 귀를 기울여보자.
중의학 수면과학 12시진(十二時辰)
우리 몸은 자연의 리듬에 의존한다. 해가 지고 해가 뜨는 자전주기와 계절의 바뀌는 공전주기는 인체 생체리듬(Circadian_rhythms)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의하면 인체는 수면 중 자정부터 새벽2시까지는 육체적 회복을, 새벽2시부터 6시까지는 심리적 회복을 위한 대사활동을 한다고 한다.
중의학에도 이러한 개념이 있다. 하루 24시간을 2시간씩 나누어 12시진(十二時辰)라하고 매 시진(時辰)에는 각각의 오장육부가 배속되어 그 기능이 발현된다는 것이다. 즉, 2시간주기마다 에너지 흐름이 바뀐다. 예를 들어, 해시(亥時 21:00-23:00)는 삼초(三焦), 자시(子時 23:00-1:00)는 담(膽), 축시(丑時 1:00-3:00)는 간(肝), 인시(寅時 3:00-5:00)는 폐(肺), 묘시(卯時5:00-7:00)는 대장(大腸)의 기능이 활성화된다. 이 때 흐름이 원활하면 해당 장부의 기능이 회복되며 새날을 준비하지만 흐름이 막히게 되면 숙면을 이루지 못하고 잠에서 깨게 된다.
아무 이유 없이 매일 새벽 일정시간에 눈이 떠진다면 해당 시간 해당 장부기능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이다.
해시(亥時 21:00-23:00)면 잠이 깬다면:
삼초(三焦) 기능이 활성화되는 시기로 혈관이나 동맥의 흐름이 활발해지는 시간이다. 이 시간에 잠 못 이룬다면 면역체계와 관련된 갑상선, 부신, 혹은 대사작용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심리적으로는 스트레스, 편집증, 혼란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자시(子時 23:00-1:00)면 잠이 깬다면:
담(膽) 기능이 활성화되는 시간이다. 하루 중 섭취한 지방의 연소가 충분하지 않았을 경우 이 시간에 잠이 깬다. 평소 건강한 지방을 섭취함과 동시에 다이어트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심리적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이 원인일 수 있다. 잘못을 교정하고 불만을 해소와 함께 수용과 용서의 미덕이 필요하다.
축시(丑時 1:00-3:00)에 잠이 깬다면:
간(肝)은 이 시간에 재생된다. 만약 이 시간에 잘 깬다면 간에 무리가 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많은 독소를 처리하느라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다이어트나 알코올섭취를 줄이셔야 한다. 심리적으로 화, 죄책감, 분노의 증가가 원인이다. 화를 풀고 문제적 상황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시(寅時 3:00-5:00)에 잠이 깬다면:
폐(肺)의 기능이 활성화되는 시간이다. 만약 이 때 신선한 산소가 아니라 노폐물을 운반하게 된다면 자신도 모르게 깨어나게 된다. 이 시기에 깨어나거나 기침이 일어나면 체온을 높이고 깨끗한 공기를 흡입하라는 신호일 수 있다. 심리적으로는 슬픔과 연관되어 있다. 자신도 모르게 이 시간에 눈이 떠진다면 우울증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십이시진(十二時辰)과 오장육부(출처: 百度)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에 따르면 매년 8.6억명의 환자가 불면우울장애를 앓고 있다고 한다. 불면증은 수면의 질적 저하와 함께 각종 질병을 유발하게 되고 심지어 수명단축에도 심각한 영향을 주는 질환이다. 위와 같은 증상이 주 3회이상 지속된다면 육체적 생활습관은 물론 심신의 생활습관도 되돌아 보아야 한다.
이은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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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의침구학전공 의학박사. 의사(중의전공). 현재 만가중의원(万嘉中医门诊部)내 <구전(灸传)이은화 침뜸클리닉>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상하이중의약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구당 김남수 선생의 뜸사랑 정통침구연구소에서 연구실장을 역임했다. 한국 포천중문의대(현, CHA의과대학) 대체의학과 대학원 석사. 전 서울대 의과대학 보완통합의학연구소 객원연구원, CHA의과대학교 객원연구원, 현 상하이시침구경락연구소 연구원. 박사과정은 상하이시외국유학생장학생으로 연구했고 중국973연구프로젝트 중 뜸연구 부분에 참여하고 있다. ‘평생 건강 생활 건강’에 뜻을 두고 구당 김남수 선생의 무극 보양뜸을 전하고자 지난 2009년부터 상하이에서 무료 뜸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shanghai93@naver.com [이은화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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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견 수 2
요즘 잠에 대한 색다른 해석이 있습니다.인류가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8시간정도 수면한게 시작한게 산업혁명 이후라는 설입니다. 시에스타가 노동 생산성에 문제가 되어서, 밤에 연속 6-8시간을 안깨고 자는 것을 건강한것으로 사람들에게 교육된 것이라고 합니다. 즉, 실제 인류에게는 낮잠은 수천년 해오던 수면이고, 밤에도 쪽잠이 보편적인 수면 패턴으로 살아 왔다란 설입니다. 이에 대해 중의는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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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감사합니다. 나이들면서 새벽잠이 없어지는것도, 결국 간, 폐기능의 저하로 봐야 하는건가요 ? 아님, 중의에서 다르게 해석하는게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