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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이탈리안 퓨전 요리 ‘XIXI BISTRO’

[2017-07-01, 01:51:17]
’신천지’하면 이곳저곳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으로 북적북적한 광경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상하이에 오면 꼭 가봐야 하는 장소 중 한 곳이지만, 그만큼 지극히 ‘상업화’된 곳인지라 상하이에 사는 사람이라면 자주 가지 않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관광객을 타깃으로 비싼 음식과 술을 판매하는 특색 없는 레스토랑과 바(bar)로 즐비한 곳이라는 오명을 벗어나려는 몸부림인 걸까? 그린&세이프(Green & Safe), 코브라 릴리(Cobra Lily) 등 새로운 레스토랑들이 이곳에 둥지를 틀면서 신천지가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있는 분위기다.   


XIXI BISTRO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레스토랑을 찾기까지 조금 애를 먹을 수도 있다. 신천지의 터줏대감 격인 독일식 펍 파울라너(Paulaner), 스타벅스 등이 있는 거리에서 살짝 빗겨난 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중국어로 喜喜(XIXI)라고 적인 단출한 간판 그리고 투박하기 짝이 없는 콘크리트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제대로 온 것이 맞나?’라는 의심이 들 때쯤, XIXI BISTRO 레스토랑이 짠! 하고 등장한다.

  

 

 

 

 

XIXI BISTRO는 이탈리안 와인 바 UVA, FUMO를 운영하는 Piercarlo Panozzo와 Ivan Icardi 그리고 상하이니즈 셰프 Tony에 의해 탄생한 곳이다. 프렌치 컨세션 근처에 레스토랑을 처음 오픈 한 후, 맛집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려던 즈음 불가피한 사정으로 갑작스럽게 문을 닫게 되어 많은 미식가들의 아쉬움을 샀다. 하지만 다행히도 심기일전 후 예전보다 멋진 장소에 더욱 멋진 인테리어와 메뉴로 새롭게 오픈하게 되었으니, 그곳이 바로 신천지 점이다. 화려한 색상의 꽃무늬 벽지, 벽에 걸려있는 오래된 포스터 그리고 엔티크한 인테리어 소품 등을 보고 있으면 얼마나 인테리어에 신경을 썼는지 단번에 눈치챌 수 있다. 여기에 아기자기한 접시, 레스토랑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발코니 등 로맨틱하고 사랑스러운 인테리어는 여성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깔끔하면서 담백한 이탈리아 & 상하이 퓨전요리

 

 

AVOCADO CRISPY PIDAN DOUFU, 58元
보들보들한 연두부와 부드러운 아보카도의 만남이 매력적인 요리다. 고소하고 부드럽다는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는 연두부와 아보카도. 왜 이 둘의 조합을 이전에는 상상해 보지 못했을까 싶을 정도로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간장과 식초로 가볍게 간을 한 소스는 적당히 짭조름해 입맛을 돋우어 준다. 여기에 새콤한 토마토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데, 메인 요리 전에 샐러드처럼 가볍게 즐기기에 제격이다.


   

BOLOGNAISE SPRING ROLL, 46 元
‘볼로네즈(Bolognese) 춘권’은 이름에서부터 이색미가 물씬 풍기는 퓨전 요리다. 여기서 ‘볼로네즈’란 다진 고기를 토마토 퓌레와 함께 조리한 이탈리아 정통 스파게티 소스를 말한다. XIXI BISTRO의 볼로네즈 춘권은 중국요리인 줄 할 고 한 입 먹었는데 입안에서 갑자기 이탈리아 요리가 펼쳐지는 퓨전요리만의 독특한 매력을 맛볼 수 있는 요리다. 깔끔하게 잘 튀겨낸 춘권피, 토마토소스로 버무린 볼로네즈 고기 소스는 한국에서 볼로네즈 미트볼 스파게티 등으로 자주 접하는 요리여서 그런지 익숙한 맛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BRUSCHETTA SET, 88元
XIXI BISTRO에서 자신 있게 추천하는 브루스게타 세트 요리는 XIXI BISTRO 퓨전 요리의 피날레 메뉴라고 볼 수 있다. ‘브루스게타(Brustchetta)’란 마늘을 발라 구운 빵 위에 토마토, 고기, 치즈 등 다양한 토핑을 올려 먹는 이탈리아 전채요리다. 브루스게타 빵으로 보통 바게트를 사용하는데, XIXI BISTRO에서는 떡을 튀겨 빵 대신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노릇하게 튀긴 떡은 바삭하면서 고소한 누룽지를 먹는 것 같고, 적당히 쫄깃한 떡의 식감이 좋다. 연어&해파리 브루스게타, 프로슈토(이탈리아식 햄) 브루스게타, 새우 브루스게타–총 3종류의 브루스게타가 나온다. 한입에 먹기 좋은 쁘띠 사이즈 전채요리지만, 떡을 사용해서 그런지 포만감이 높은 요리다. 전체적으로 간이 다소 짭짤한 편이지만, 맥주 또는 와인과 함께 곁들여 먹기 좋다.

 

  

XIXI ROASTED CHIEKEN, 168 元
로스트 치킨은 XIXI BISTRO의 대표 메인 메뉴 중 하나다. ‘상하이-이탈리아 퓨전 요리에 웬 로스트 치킨? ‘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인들의 닭고기 사랑을 생각한다면 당연한 메뉴가 아닌가도 싶다. 크기만 크고 막상 뜯어보면 먹을 것은 별로 없는 그런 닭고기가 아닌 토실한 시골닭 으로 만들어 푸짐하다. 황금빛깔의 고운 색을 자랑하는 XIXI BISTRO 로스트 치킨은 알맞게 바삭한 껍질에 짜지 않게 간을 해 묘하게 한국식 시골 통닭을 먹는 느낌이 든다. 팍팍하지 않고 윤기 가득, 육즙 가득한 닭고기 살은 닭고기가 이렇게 부드러울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HONG SHAO” BLACK TRUFFLE BRAISED PORK-98元
상하이에 살면서 상하이 대표 요리 중 하나인 홍샤오로우(红烧肉)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상하이 여느 음식점에 가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메뉴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정말 맛있기도 힘든 요리가 바로 홍샤오로우다. 그래서일까 - 퓨전 요리 레스토랑의 ‘홍샤오로우가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겠어’라는 생각으로 놓치기 쉬운 메뉴인데, XIXI BISTRO의 홍샤오로우는 기대 이상의 맛을 자랑한다. 두툼하고 커다란 두 덩이 홍샤오로우 조각이 사기그릇에 정갈하게 담겨 나오는데, 그 옆에 놓인 아스파라거스(이탈리아 요리에 자주 사용되는 채소)가 이색적이다. 홍샤오로우는 삼겹살 부위를 지방을 하나도 걷어내지 않고 사용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비려질 수 있는데 XIXI BISTRO의 홍샤로우는 조금도 비리지 않다. 적당히 달콤하게 조린 간장 소스는 먹을수록 중독적인 맛을 자랑하는데, 밥 한 공기는 순식간에 해치울 수 있을 만큼 밥도둑 메뉴다.

 

  

•卢湾区太仓路新天地181弄6号, 近马当路
•021)6321-8861
 

최수정 객원기자(suechoi888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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