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고 힘들어 가뭄이 든 현대인들의 삶 속 잠시 동안이나마 시원한 단비를 맛볼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아마도 다채로운 색깔과 감미로운 선율을 동시에 보고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뮤지컬 영화일 것이다. 최근에 개봉한 '라라랜드(La La Land)', '싱(Sing)', '모아나(Moana)' 등 많은 뮤지컬 영화들은 기본 100만 관객을 넘어 아직까지도 수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이끌며 현대인의 삶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조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바쁘고 힘든 현대인들이 굳이 시간을 내어 뮤지컬 영화를 보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힐링'이라고 생각한다. 뮤지컬 영화에서 나오는 차갑고 따스한 색감, 웅장하고 화려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드러운 선율들은 모든 현대인들의 삶을 대변하며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러한 공감 속 사람들은 바로 사막 속 오아시스, 힐링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선율로부터 받는 위로
음악은 사람들로부터 유대감을 형성하고 공감을 이끌어 낸다. 어디서부턴가 들려오는 희미한 선율은 현대인에게 크나큰 위로를 주고 마음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져 준다. 많은 뮤지컬 영화에서 두 남녀가 음악으로 인해 서로를 치유해주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모습은 현실과 다를 바가 없다.
음악은 정서적으로 불안하거나 전환이 필요할 때 들으면 스트레스 해소뿐만 아니라 신체기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현대인들은 자신의 감정과 같은 음악을 감상하는 과정을 통하여 조금씩 자신을 변화시킨다. 심신이 편안해지는 음악을 들으면 몸에 안정을 주어 이완 효과를 얻게 되며 긴장을 풀어주고 면역력을 상승시킨다. 또한 신체적으로 무기력할 때에는 리듬감 있는 음악을 들으면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뮤지컬 영화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선율과 리듬의 음악들은 배우들의 감정과 섞여 현대인들의 마음을 울리며 피로를 덜어줄 것이다.
색채로 힐링 되는 마음
뮤지컬 영화에는 우리가 무의식 속 놓치고 있었던 갖가지의 색감들을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영화 '라라랜드(La La Land)'에서는 마치 환상 속에서나 보일듯한 오묘한 빛깔의 노을을, '비긴 어게인(Begin Again)”에서는 도시 속 풍경을 관객들에게 선사하며 잊고 지냈던 아름다움을 상기시켜준다. 그렇다면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다양한 색감들은 현대인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까?
많은 현대인들은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수면장애가 생기거나 질병이 발생하는 등 생체리듬이 깨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생체리듬의 불균형을 회복하여 치료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색채이다. 색 고유의 에너지와 성질을 이용하여 사람들의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끈다. 이는 색채가 사람 심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따뜻하고 온화한 느낌을 주는 빨강, 주황, 노란색은 지치고 힘든 이들에게 열정과 생명력을 주며 신체의 활력과 에너지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고 초록과 파란색은 고요함과 여유를 주며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차분하게 만들어주는데 도움을 준다. 보라색은 행동을 자극하고, 감정을 완화시키며 몸과 정신의 균형을 잡아준다.
이러한 다양한 색깔들을 적절하게 섞은 뮤지컬 영화야말로 현대인들의 삶을 무지개색보다 더욱더 찬란하고 풍부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진정한 힐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눈과 귀가 즐거운 뮤지컬 영화
2. 싱 스트리트 (Sing Street, 2016)
'싱 스트리트'는 가슴 설레는 첫사랑을 노래한 영화이다.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 코너는 모델인 라피나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그녀를 위한 노래를 부르기 위해 코너는 밴드를 결성하고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그 당시 유행하였던 강한 색감의 옷차림과 촌스러운 색조화장을 그대로 재현해내어 관객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또한 십 대의 순수함과 첫사랑을 향한 진실된 고백이 담긴 노래는 다른 이의 마음까지도 흔든다.
3. 퍼햅스 러브 (如果爱, 2005)
'퍼햅스 러브'는 기존 동양 뮤지컬 영화의 한계를 넘어서 새로운 막을 연 영화로 많은 평론가들 사이에서 아직까지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홍콩에서 최고 스타로 불리는 지엔은 뮤지컬 영화 주연으로 캐스팅되어 상하이에 도착하였지만 그곳에서 자신의 옛 연인인 손나를 만나게 되었다. 영화 촬영이 지속되면서 서로에게 남아있는 복잡 미묘한 감정 속 둘은 계속해서만 빠져들게 된다. 영화 퍼햅스 러브는 중국 영화에서만 찾을 수 있는 화려한 조명과 마치 그린 듯한 진한 색깔의 배경이 인상적이다. 또한 우산 등 여러 소품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춤과 중국 고유의 음악은 관객들의 관심을 끄는 힘이 있다.
'힐링'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는 것은 아마 현재 우리 곁에 심적으로 병들고 지친 사람들이 더욱더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지루하고 씁쓸한 일상 속 뮤지컬 영화를 보며 소박하지만 달콤한 힐링타임을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학생기자 조은빈 (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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