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심상정 의원 강연에 교민 230명 참석
차선이 아닌 최선의 선택 이뤄져야
국민주권시대, 민심 그대로 의석 수로
“촛불의 열망이 새로운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데는 유권자들이 차선이 아닌 최선의 선택이 이뤄져야 한다.”
지난 13일 디존호텔에서 열린 정의당 심상정 의원 강연에 교민 230여명이 참석했다. 큰 호응 속에서 시작된 이날 강연에서 심 의원은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해 이 같이 밝히고, “이젠 촛불의 에너지가 정권교체에만 그치지 않고, 오랫동안 정체돼있었던 정치변화의 시간을 압축적으로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먼저 지난 19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재외국민들의 표로 당선될 수 있었다며 교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강연을 이어갔다. 심 의원은 진보정당 최초 3선 의원이다. 17대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해 4년간 열심히 의정활동 한 결과 ‘1등 국회의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정치부 출입기자, 다른 정당 의원들까지 뽑아준 타이틀이었다. ‘설마 1등인데’라는 자신감으로 18대 선거에서 고양시로 출마했으나 민주당과의 삼파전 선거에서 낙선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아무리 의정활동을 인정받아도 한자릿수 정당 지지율로는 불가능한 현실정치의 벽을 실감했다고 한다.
자신의 이 같은 경험을 설명한 심 의원은 “대한민국 정치개혁에서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정치에 대한 생각을 좀 더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정치는 여의도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다. 표 찍어주고 잘못하면 욕하면 그만인 것이 아닌 시민들이 살아가는 공통의 조건을 결정하는 일이 정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탈리아 사상가 보비오의 말을 인용해 “민주주의는 투표를 할 수 있는 체제가 아니라 누구에게 투표해야 할지 딜레마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체제”라고 강조했다. 짬뽕과 짜장면 중 골라야 하는 것이 아닌, 제3의 메뉴를 선택지에 올려 놓을 수 있는 권리가 투표 권리보다 우선이라는 얘기다.
심 의원은 또 “우리는 소수당이나 신진세력이 나와서 투표하면 시민의 뜻이 왜곡될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차선의 선택만 강요당해 왔다”고 지적하며 “차선을 선택하면 차선의 정치밖에 안되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최선의 가치와 비전과 정책을 내세운 정당이 없으면 만들어야 하고, 있으면 열심히 찍어서 키워내야 그 사회가 변화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데는 유권자들의 차선이 아닌 최선의 선택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차선을 강요 받는 투표는 우리나라 선거구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선거구제는 큰 당은 자기 지지율보다 더 높은 의석을, 작은 당은 지지율보다 적은 의석을 갖게 한다는 것. 예를 들어, 지난 20대 총선에 정의당은 7.2%를 얻었다. 이는 이 만큼 정치적 영향을 행사하라는 국민의 뜻이다. 그러려면 21석 정도는 가져야 한다. 그런데 정의당은 6석 얻었다. 정당 지지율은 7%인데 의석은 2%다. 172만표가 정의당에 표를 줬는데, 정의당이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은 46만명 밖에 안된 결과이며, 나머지 130만표는 정의당에 표를 줬지만 다른 당이 가져간 것이다. 이는 투표민심의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심의원은 반드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해 국민들의 주권과 민심을 그대로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 이상 국민들이 차선의 선택을 강요 받지 않는 투표로 내몰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연에 앞서, 심 의원은 상하이사범대학 내의 위안부소녀상을 찾아 노란 목도리를 걸어주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이어 완상청 경복궁에서 오찬과 함께 ‘예비대학생 20인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상해한국학교 졸업생 20명과 20문 20답을 진행하며, 정의당이 꿈꾸는 ‘새로운 대한민국’과 학생들이 만나게 될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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