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는 한 젊은 여성과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의 웨딩 화보가 SNS를 뜨겁게 달궜다.
“25살의 아름다운 여성과 87살의 할아버지 웨딩 사진?” 알고 보니 그녀는 중병에 걸린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에 앞서 함께 웨딩 사진을 함께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할아버지가 자신의 결혼식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탓이다.
성도상보(成都商报)는 최근 푸쉐웨이(符雪薇, 25)와 할아버지에 얽힌 특별한 사연을 소개했다. 그녀는 어려서 부모님이 이혼한 뒤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특히 할아버지는 ‘아낌없는 나무’처럼 손녀에게 한량없는 사랑을 베풀었다. 집안의 가장 큰 어른으로 모두가 어려워하는 인물이었지만, 푸 양만은 할아버지가 가장 스스럼없는 친구였다. 학창시절 친구 문제부터 남자친구 이야기까지 모든 비밀을 할아버지와 공유했다.
할아버지는 유학을 다녀온 후에는 그녀가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했다. 이혼한 부모의 빈 자리를 할아버지는 빈틈은커녕 넘치도록 채워주었다.
성인이 된 그녀 역시 할아버지, 할머니를 아낌없이 돌보았다. 오래 걷지 못하는 할아버지를 휠체어에 태워 국내외 여행을 다녔고,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제일 먼저 할아버지 앞에 가져왔다.
하지만 2년 전 할아버지는 뇌경색 진단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가을에는 심각한 중병을 앓게 됐다. 의사는 “마음의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할아버지와의 이별을 앞둔 그녀가 택한 것은 할아버지와의 웨딩촬영이었다.
촬영 중간에는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근사한 양복을 입은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붉은 양탄자를 밟았다. 그 순간 웨딩마치가 울려 퍼졌다. 그토록 염원했던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들어서는 순간이 이렇게 이루어졌다.
깊게 주름 팬 할아버지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미래의 남편과 자식에게 인생의 가장 소중한 존재였던 할아버지의 모습을 반드시 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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