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같은 호텔? 호텔 같은 집? 어떤 표현이 더 적절할까? 집의 아늑함과 편안함을 격조 높은 호텔이 고스란히 담아낸 곳이 있다.
상하이 메리어트 호텔 푸동이스트(Shanghai Marriott Hotel Pudong East, 중문명: 上海金桥红枫万豪酒店)가 올해 ‘레지던스 호텔(公寓式酒店)’을 오픈 했다. 2013년 개업해 꾸준히 호평을 받아온 이곳에 73개 레지던스 호텔 룸이 올해 초 문을 열었다. 기존 호텔 (7~22층) 위에 3개 층(23,25,26층)을 활용했다. 투숙객의 95% 이상이 높은 점수를 주었던 메리어트 호텔이 선보이는 레지던스 호텔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6월로 접어든 주말, 푸시에서 택시를 타고 푸동으로 넘어가니 황푸강을 사이에 둔 동서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화려한 도심과 상하이타워가 바라 보이는 난푸대교(南浦大桥)를 지나 푸동에 진입하자 갑자기 도시의 소음이 사라진 느낌이다. 마치 유럽의 소박한 마을에 도착한 듯 한데, 이곳이 바로 푸동의 외국인 마을로 알려진 ‘비위안국제단지(碧云国际社区)’란다. 바로 여기에 메리어트 호텔 푸동이스트가 위치한다.
외국인 거주지라서 그런지 호텔 근처에는 근사한 식당과 바들이 즐비하다. 금융가 ‘루자주이(陆家嘴)’, ‘와이가오차오자유무역구(外高桥自由贸易区) 및 장지앙하이테크파크(张江高科技园区)와 차로 15분 거리에 있다. 인근에 유명 글로벌 기업들이 많고, 푸동국제공항 및 홍차오국제공항과 32km가량 떨어져 있다. 이런 이유로 외국인 출장자 혹은 비즈니스맨이 많이 찾는 곳이다.
올해 오픈한 레지던스 호텔은 스튜디오(원룸)부터 3 배드룸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이중 ‘원베드룸로프트(One Bedroom Loft, 一室一厅复式套房)’가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로프트(Loft)’는 ‘위층’이라는 뜻으로 ‘로프트’ 형식의 룸은 복층 형식이다. ‘원베드룸로프트’는 룸 하나에 건축면적이 126㎡에 달한다. 아래층은 거실, 부엌, 세탁기, 냉장고, 화장실이 있고, 위층에는 킹사이즈 침대, 테이블, 드레스룸 및 욕조 딸린 화장실이 있다.
공간활용도를 높여 웬만한 가정식 살림을 모두 갖추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벽장 속에 들어가 있는 세탁기, 냉장고, 오븐부터 드레스룸, 작업 테이블, 대형TV 등 가히 집 한 채가 통째로 있는 셈이다. 그래서 ‘집 같은 호텔’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데, 솔직히 집 보다 더 편안하고, 고급스럽다.
<2층 침대 옆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조명을 켜면 집중도 높은 작업 공간으로 변신한다>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거나, 소파에 앉아 TV를 보면 가정집, 2층 작업 테이블에 앉아 컴퓨터를 켜면 집중도 높은 사무실, 안락한 침대에 몸을 누이면 호텔, 침대 옆에 놓인 블루투스를 이용해 음악을 켜고 차를 마시면 영락없는 카페로 변신한다.
<침대가 일반 침대보다 높은데, 이곳에 몸을 누이면 바다 같은 하늘이 펼쳐진다>
<창 밖을 바라보면 푸른 나무에 둘러싸인 외국인 거주단지가 보인다>
<창가에 서면 멀리 상하이타워, 동방명주 등 상하이의 스카이라인이 한 눈에 들어온다>
자칫 레지던스 호텔이라는 용어가 딱딱해 전망도 삭막하리라 여긴다면 오산이다. 룸 선택을 좌지우지하는 전망, 그에 따라 휴식의 레벨도 달라지게 마련이니까. 이곳의 레지던스 호텔은 23, 25, 26층에 자리한다. 창 밖을 보면 땅과 하늘 중간쯤에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누우면 하늘이 바다처럼 펼쳐지고, 앉으면 멀리 상하이타워가 눈에 들어온다. 서서 창 밖을 보면 알록달록한 나무와 꽃들 사이에 자리한 빌라와 예쁜 음식점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다 같은 하늘, 상하이의 스카이라인, 자연의 푸르름을 모두 담아냈다. 그래서인지 도심 속 호텔인데도 털끝만큼의 번잡함이 없다.
원룸인 ‘스튜디오(单间公寓式客房)’는 건축면적 62~65㎡로 한 층에 거실, 침실, 부엌, 화장실 등의 공간이 모두 자리한다. 간결하지만 있을 거 다 있는 야무진 공간이다. 일반 호텔룸 보다는 넓고, ‘로프트’ 형식의 레지던스 보다는 작지만 집처럼 지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투베드룸 로프트, 쓰리베드룸, 쓰리베드룸 로프트는 25,26층에 위치한다. 쓰리베드룸은 건축면적이 255㎡나 되는데, 공간이 무척 넓다. 주로 장기 투숙객들이 이용하는데, 글로벌 기업의 고위급 간부들이 한달 혹은 그 이상 머무는 동안 가족들과 사용한다고 한다.
올해 초 오픈 했지만, 레지던스 호텔은 이미 30% 이상이 장기 출장자들로 채워졌다. 특히 외국인 비즈니스맨들 사이에서 높은 호평을 받고 있다. 비즈니스 고객을 위한 회의실 및 비즈니스 센터 시설도 제공한다.
1층 로비에는 거대한 샹들리에 조명 아래 커피와 차, 위스키 등을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모던하고 세련된 휴식 공간인데, 곳곳에 외국인들이 앉아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6층에는 수영장, 스파, 피트니스 센터(24시간 오픈) 설비가 새로 오픈 한 듯 깔끔한 모습이다. 비즈니스 출장자는 물론 일반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도 유용한 시설이다. 어린이 전용 놀이터는 없지만, 수영장 수심은 가장 깊은 곳이 1.4m에 불과하다. 수영장 보안 요원이 높은 곳에 앉아 내내 살펴보고 있어 안정감을 준다.
수영장과 연결된 샤워 시설에는 증기 사우나룸도 갖추었다. 수영복 전용 탈수기도 있는데, 젖은 용품을 담아가라고 비닐팩까지 배치했다. 드라이기 옆에는 멋내기 무스까지 보인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한 세심한 배려에 내심 감동스럽기조차 하다.
휴식의 완성은 뭐니뭐니해도 ‘음식’! 이 호텔의 강점 중 하나가 바로 ‘훌륭한 음식’이다. 총 3개 식당이 있는데, 1층 이탈리안 식당 ‘카사링고(Casalingo)’, 5층 중식당 ‘만호(Man Ho )’, 2층 뷔페식당 ‘시티비스트로( Pudong City Bistro)’ 다. 이중 이탈리안 식당과 뷔페식당을 이용해봤다.
이탈리안 식당 ‘카사링고’는 1층 리셉션 옆쪽에 위치한다. ‘카사링고’는 이탈리아어로 ‘자기 집에서만든’이라는 의미다. 사전 의미 그대로를 보여주듯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개방형 주방에서 쉐프들이 분주하게 요리하는 모습이 보인다. 테이블은 주방을 중심으로 양측에 놓여 있는데, 끝자락에는 통유리가 1층 마당을 훤히 비춘다.
브라운 계열의 모노톤이 격조 높은 클래식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무엇보다 음식을 먹는 내내 조용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사업상 중요한 상담을 하거나, 사랑을 고백하거나, 진솔한 교감을 나누기에 적절한 공간이다.
<화덕에서 갓 구운 듯한 식전빵이 너무 맛있어 자꾸만 손이 간다>
< ‘시저샐러드’에는 계란반숙이 곁들여 나오는 점이 특이한데 야채와 계란 노른자를 섞어 먹으니 너무 맛있다>
<크램차우더 수프는 뚜껑 덮인 빵에 조개살과 야채가 듬뿍 들어간 수프가 담겨있다. 수프를 다 떠먹어갈 즈음에는 촉촉한 수프에 젖어 든 빵을 조금씩 뜯어 먹는 것도 별미, 양이 많다>
<이탈리안 피자는 빠알간 토마토소스 바탕에 초록의 잎과 하얀 치즈가 시각을 자극하고, 맛은 설명이 필요 없는 정통 이탈리안 피자 맛!>
<와규 스테이크는 풍부한 육즙과 씹는 질감이 좋다. 곁들여 나오는 매쉬포테이토도 식욕을 자극하는 맛이다>
조식에 이용한 뷔페 식당 ‘시티비스트로’에는 다양한 요리가 선보인다. 국수를 즉석에서 끓여주는데 쑤안라지앙(酸辣酱) 소스를 풀어서 먹으니 얼큰한 국물 맛이 한국인 입맛에 제격이다. 그 외 베이커리, 샐러드, 중식, 과일, 주스 등 다양한 메뉴를 마음껏 골라 먹을 수 있다. 뷔페 식당 입구 옆에는 어린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작은 놀이터도 있다.
일박을 마치고 발길을 돌리기에는 너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집을 떠나본 이라면 한번쯤은 했을 법한 말… ‘집 만한 곳이 없다’, ‘There is no place like home’, 그런데 이곳을 떠나면서는 이렇게 말할 지도 모른다. ‘집 만한 곳이 있더라’, ‘There is place like home’!
• 전화: 021-51078338
• 주소: 上海市浦东新区新金桥路15号(靠近红枫路)
• 사이트 : www.hongfeng-marriott.com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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