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투자·진출 시 유의사항 5가지
중국의 경제 성장에 따라 임대료, 인건비 등 비용이 상승하고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중국을 대체하는 투자 지역으로 가까운 동남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중국 기업에게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중국을 벗어나 타 지역으로 이전하려는 기업들이 부쩍 늘고 있다.
베트남은 1992년 한국과 국교 수교 후 꾸준히 한국 기업이 진출해 왔고, 누적 외국인 투자 금액 기준으로 한국이 단연 1위일 정도로 한국 기업의 투자가 활발하다. 그래서 중국의 대체 투자 지역으로 베트남에 대한 관심이 큰 한국 기업인들께 베트남에 투자·진출하고자 할 경우 유의해 고려할 필요가 있는 사항들을 몇 가지 소개해 드리면 다음과 같다.
1. 외국인 투자 가능 업종과 지분율 제한
2차 산업(제조업)의 경우 특별한 제한이 없지만, 3차 산업(서비스업)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는 베트남 정부가 국제무역기구(WTO)에 제출한 양허안에서 외국인 투자에 시장을 개방한 업종에 한해 투자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에 시장이 개방된 업종의 경우에도 외국인 투자 지분율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유통업의 경우에는 외국인이 100% 투자해 현지법인을 설립할 수 있지만, 육로운송업의 경우에는 외국인이 투자할 수 있는 지분 한도가 51%로 제한된다. 따라서 베트남에서 투자하고자 하는 사업이 WTO 양허안상으로 외국인 투자 시장 개방 업종인지 여부와, 지분 투자 한도에 대한 제한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만약 지분 한도에 제한이 있을 경우에는 한도 초과 부분을 투자할 현지인 파트너를 찾아 합작법인(Joint Venture Company)을 설립해야 한다.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지분율을 확보해야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유한책임회사의 경우에는 사원총회가, 주식회사의 경우에는 주주총회와 이사회가 기업의 의사결정기구다. 베트남 기업법은 이러한 의사결정기구의 의사정족수와 의결정족수를 아래의 표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당 정족수를 단독으로 확보하거나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 경영에 협업할 파트너를 물색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 법인을 설립할 때 기업의 유형을 유한책임회사로 할 것인지, 주식회사로 할 것인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유한책임회사는 투자자(이를 “사원”이라 한다)의 수가 50인 이하로 제한되고, 다른 사원이 우선매수권을 갖는 방식으로 지분 양도가 제한되므로 폐쇄성이 강하다. 따라서 100%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특정 소수의 파트너와 합작법인(Joint Venture Company)을 설립하는 경우에 적합한 회사의 유형이다. 베트남에 투자하는 대다수의 한국 투자자가 유한책임회사의 유형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있다.
주식회사를 설립하려면 3인 이상의 주주가 필요하다. 따라서 100%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2인의 파트너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주식회사를 설립할 수 없다. 주식회사는 주권 발행이 가능하고 주식 양도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우므로 개방성이 강하다. 베트남 증권법에 규정된 일정한 조건을 갖춘 경우에는 기업공개 및 상장을 통하여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3. 법인 설립 절차
(1)투자등록증 발급
베트남에서 사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외국인 투자자는 투자등록증(Investment Registration Certificate)을 발급받아야 한다. 투자등록증은 외국인의 투자를 승인하는 성격의 인허가이다. 투자등록증 발급 관할기관은 산업공단의 경우에는 해당 지역 공단관리위원회이고, 이외의 경우에는 사업을 영위할 베트남 법인의 본점 소재 지역의 기획투자국이다). 법상으로는 투자등록증 심사 기간이 필요충분한 서류의 제출일로부터 15일로 돼있으나, 실무상으로는 4~6주 정도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2)기업등록증 발급
베트남에 외국인투자기업을 설립하고자 하는 외국인 투자자는 먼저 투자등록증을 발급받은 이후에 기업등록증(Enterprise Registration Certificate)을 발급받아야 한다. 기업등록증은 법인등기 및 사업자등록에 해당하는 인허가이다. 기업등록증 발급 관할기관은 기업 본점 소재 지역의 기획투자국이다. 심사 기간은 3영업일이다.
4. 자본금
베트남 기업의 자본금과 관련해 ‘총투자자본금(Total Investment Capital)’, ‘정관자본금(Charter Capital)’, ‘대출자본금(Loan Capital)’의 개념이 존재하며, 투자등록증에는 총투자자본금이 기재되고 기업등록증에는 정관자본금이 기재된다.
(1)정관자본금
정관자본금은 투자자가 현금, 현물 등으로 직접 출자하는 자기 자본을 의미한다. 회사의 정관에 기재해야 하는 자본금이므로 정관자본금으로 불린다. 회사 설립 시 투자자는 기업등록증이 발급된 날로부터 90일 내에 정관자본금을 완납할 의무가 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는 자본금의 규모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법으로 최저 자본금 금액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다(다만 외국인투자법인의 경우 자본금의 규모를 지나치게 작게 설정하면 투자 인허가 심사 과정에서 수정을 요청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일부 업종은 투자자가 일정 금액 이상을 자본금으로 반드시 납입하도록 규정하기도 한다. 이를 ‘법정자본금(Legal Capital)’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사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자는 베트남 부동산사업법에 따라 VND 200억(약 10억 원) 이상의 정관자본금을 보유한 기업을 설립해야 한다.
(2)총투자자본금 및 대출자본금
총투자자본금은 외국인투자법인이 인가받은 사업을 위해 투입할 예정인 총 사업비의 의미이며, 정관자본금과 대출자본금을 합산한 금액이다. 바꿔 말하면, 대출자본금은 총투자자본금에서 정관자본금을 차감한 금액이다. 투자자는 대출자본금을 등록하지는 않지만, 등록한 총투자자본금에서 정관자본금을 차감한 금액(대출자본금)의 한도 내에서 1년 이상 중장기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향후에 중장기 대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이를 감안해 총투자자본금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만약 설립 후 특정 시점에 차입하려 하는 금액이 대출자본금을 초과할 거라면, 총투자자본금을 증액하는 취지의 인허가 변경을 할 수 있다.
한편, 베트남 기업(내자기업, 외국인투자기업 불문)이 해외로부터 자금을 차용하는 경우, 대출기간이 1년을 초과하는 중장기 역외차용은 베트남 중앙은행에 사전 등록해야 한다. 차용금이 1,000만 달러 초과인 경우에는 하노이에 소재한 중앙은행 본점 외환관리국에 등록해야 하고, 1000만 달러 이하인 경우에는 해당 기업 본점이 소재한 시/성의 중앙은행 지점에 등록해야 한다.
(3)현물출자
투자자는 토지사용권, 기타 베트남 동화로 평가 가능한 자산을 현물출자할 수 있다. 현물출자 자산은 투자자나 전문감정기관이 평가하여 베트남 동화로 가치를 환산한다. 한국과 달리 법원이나 외부 검사인의 검사를 필요로 하지 않고, 투자자들의 합의로 출자 가액을 정할 수 있다. 다만 현물출자 자산의 가치가 실제 가치보다 높게 평가되었다면 투자자는 그 차액만큼을 추가 출자해야 하고 고의적인 고평가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연대책임을 진다.
5. 토지사용권
베트남 토지는 전 인민이 소유하며, 정부가 소유자를 대리하여 토지를 관리한다. 정부는 토지사용권자에게 토지사용권을 부여한다. 외국인투자기업은 정부로부터 토지를 할당받거나 임차함으로써 토지사용권을 부여받을 수 있다. 할당은 행정처분으로서 토지사용권을 부여하는 것이고, 임대는 정부와의 계약에 근거하여 토지사용권을 받는 것으로 그 법적 성격에 차이는 있지만, 토지사용권을 부여받은 자의 권리 내용과 범위에는 차이가 없다.
토지사용기간은 투자프로젝트 기간에 따라 결정되며 최대 50년을 초과할 수 없다. 다만, 대규모 프로젝트나 사회경제적 낙후지역 프로젝트에 대한 토지사용기간은 이보다 연장될 수 있으나 최대 70년을 초과할 수 없다. 토지사용기간이 만료됐지만 토지사용권자가 여전히 토지를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에 정부는 같은 기한 내에서 토지사용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토지사용료/임대료는 연납 또는 일시납 방식으로 지급할 수 있다. 연납 방식으로 지급하는 경우에는 향후 증액될 가능성이 있으며(5년 단위로 조정), 저당권 설정, 현물출자, 양도 등 처분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기존 토지사용권자로부터 토지사용권을 양수하고자 하는 경우, 베트남에서 외국인은 직접 토지사용권을 양수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외국인이 베트남에 설립한 법인(외국인투자기업)은 허가받은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토지사용권을 취득할 수 있다. 그런데 외국인투자기업은 직접 기존 토지사용권자로부터 양수하는 거래 형식을 취할 수는 없고, 기존 토지사용권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해 토지사용권을 정부에 반환하도록 한 후(필요한 경우에는 보상, 지원, 재정착까지 완료된 후)에 외국인투자기업이 정부로부터 해당 토지를 다시 할당받거나 임대받아야 한다.
외국인투자기업이 기존 토지사용권자에게 지급한 보상금 중 베트남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일부 또는 전부의 금액을 외국인투자기업이 정부에 지급할 임대료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이러한 행정절차는 상당히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돌발변수가 많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정정태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호치민시티 지사장)
사람중심의 정신과 진정성을 창립이념으로 하는 법무법인(유) 지평은 해외 업무에 특화해 중국(상해), 러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및 이란 등 9개 해외사무소를 설립하고 현지 진출 기업과 교민들의 권리보호와 사업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한국, 미국, 베트남 변호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법무법인(유) 지평의 베트남 현지법인은 호치민시티와 하노이에 지사를 설립하고 서울 본사 베트남팀과 협력, 가장 실효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지평의 베트남 현지법인은 IFLR 1000 2016년, 2017년 및 2018년판의 Banking and Finance 및 M&A 분야에서 베트남 현지 한국계 로펌 중에 유일하게 ‘주목할만한(notable)’ 로펌으로 평가받았고, 베트남에 진출한 주요 대기업, 금융기관은 물론 신규 투자 업무를 자문하고 있다.
박영주 파트너변호사(상해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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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태 파트너변호사(호치민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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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호 파트너변호사(하노이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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