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휴스턴 로켓츠 단장의 홍콩 시위 지지 발언으로 중국 전역에 ‘NBA 보이콧’ 움직임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CCTV, 텐센트 스포츠 등이 NBA 경기 중계 방송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중국 민간기업들도 줄줄이 NBA와 협력 파트너 관계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나섰다.
9일 중국경제망(中国经济网), 신랑신문(新浪新闻) 등에 따르면, NBA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 기업 텐센트 스포츠, 씨트립(携程), 비보(VIVO), 멍뉴(蒙牛), 루이싱커피(瑞幸咖啡), 푸파(浦发)은행, 캉스푸(康师傅), 더커스(德克士), 창홍(长虹) 등 19곳이 파트너십을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휴스턴 로키츠 단장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강렬한 분노와 반대 입장을 표한다”며 “NBA와의 모든 합작 활동을 중단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타오바오. 징동, 쑤닝, 위이핀후이(唯品会) 등 중국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들도 휴스턴 로켓츠 관련 상품을 모두 내리도록 조치했다. 이 밖에 핀둬둬(拼多多), 톈마오(天猫), 카오라하이거우(考拉海购), 펀치러(分期乐) 등 플랫폼에서도 휴스턴 로켓츠 관련 제품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알리바바 그룹 홍보부 관계자는 “휴스턴 로켓츠 대릴 모리 단장이 트위터에 올린 부적절한 발언은 선을 크게 넘은 행위”라며 “14억 중국인들은 중국 영토, 주권 문제에 있어서는 긴밀하게 단합되며 이 문제는 타협, 양보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상하이시 체육총회는 당초 9일 오후 6시 상하이 동방체육중심에서 개최될 것으로 계획된 ‘2019 NBA 팬들의 밤’ 행사를 취소했다. 체육총회는 공고를 통해 “NAB 연맹 소속 휴스턴 로켓츠 단장의 부적절한 발언과 NBA 총재의 옹호 발언에 따라 계획된 NBA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NBA 아담 실버 총재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당황한 기색을 보이면서도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아담 총재는 지난 8일 도쿄 기자회견에서 “CCTV의 NBA 중계 중단 결정 소식에 대해 들었다”며 “이렇게까지 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지만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중국 농구협회 주석 야오밍(姚明)과 직접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며 “NBA와 지난 30년간 쌓인 감정을 토대로 중국 팬들과 후원사들이 우리의 입장을 이해해 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아담 총재는 오는 10일 상하이에서 열릴 친선 경기 참석을 위해 상하이에 와 있다. NBA 발표에 따르면, 상하이 친선 경기 일정은 계획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논란이 불거진 뒤 상하이에 설치된 홍보 간판은 모두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