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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잠복기 여성이 남성보다 길다…격리 기간 늘려야

[2020-03-06, 14:44:04]

우한대 인민병원 연구진이 중국 최초로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성별 차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6일 펑파이신문(澎湃新闻)은 우한대 인민병원 연구진이 지난 3일 학술 논문 플랫폼 SSRN에 발표한 논문을 인용해 코로나19 전파에서 여성이 갖는 특수성에 대해 보도했다.

 

‘코로나19 전파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제목의 논문은 우한대 인민병원 종양학과, 노인의학과, 집중치료실 등 연구팀이 참여해 통웨이궈(董卫国) 소화내과 주임, 쉬위(许昱) 이비인후과 주임이 집필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여성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증상을 보이고 잠복기는 더욱 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여성이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항 바이러스 면역력이 남성보다 강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관련 증상 유무를 떠나 만약 여성에게 밀접 접촉사가 있다면 즉시 핵산 검사를 진행하도록 지시하고 의학 격리 관찰 기간은 14일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연구진은 권고했다.

 

이 같은 결론은 우한대학 인민병원에서 지난 2월 20일까지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모든 환자를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내려졌다. 연구진은 이들 환자를 경증, 중간, 심각(severe), 위중(critical) 그룹으로 분류하고 각 그룹의 성별 비율과 평균 연령대를 비교했다. 이와 더불어 시기 별로 구분해 각 그룹별 환자 특징에 대해 정리했다.

 

 

연구진이 수집한 6013명의 환자 대다수는 1월 1일부터 1월 29일 사이에 입원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중 남성이 3361명으로 55.9%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집중치료시설(ICU)에 들어간 환자 중 남성의 비중은 58.8%(573명)로 여성보다 높았다. 이 결과는 남성이 여성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더 취약하고 감염 후 증상이 더 심하다는 것을 나타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단, 감염 시기를 1월 1일 이전, 1월 1일~11일 사이, 1월 12일~22일 사이 세 가지로 구분해 봤을 때 남성 환자 비중은 66%, 59.3%, 47.7%로 점차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확산되었던 초기 단계, 즉 1월 1일 전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중 여성 비율은 34%에 불과했으나 1월 26일에는 45%까지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새로 확진 판정을 받은 남성의 비율이 감소하고 여성의 비율은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또한 2월 20일까지 우한대 인민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2045명(남성 953명, 여성 1092명) 중 경증, 중간 그룹의 남성 환자가 454명(모든 남성 환자의 47.6%), 여성 612명(모든 여성 환자의 56%)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심각 그룹의 남성은 387명(40.6%), 여성 404명(37%), 위중 그룹의 남성은 112명(11.8%), 여성 76명(7%)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67명의 무증상 감염자 중 여성이 70%(47명)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경증, 중간 환자 그룹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월등히 많았고 무증상 감염에서도 남성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연구진은 앞서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여성이 남성보다 가벼운 증상을 보이고 잠복기가 더 길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바이러스 확산 초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적었던 것은 어쩌면 여성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증상이 없었거나 가볍고 잠복기가 길어 드러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로 이 점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여성 환자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이미 감염이 된 여성이 무증상이라는 이유로 격리가 해제되고 진단에 구멍이 뚫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진은 코로나19 방역에 성별에 따라 다른 대응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접촉사가 명확한 여성을 대상으로 증상 유무와 상관 없이 핵산 검사를 진행하고 격리 기간을 14일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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