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소형 전기차 시장]
중국의 전기차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전 세계에서 판매된 순수 전기차 130만 대 중 60%를 점유했다. 전 세계의 60%를 점유한다는 건 사실상 독점이라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 가운데 중국 내 일부 도시에서는 초소형 전기차가 흥행 중이다. 이 차량은 저속으로 운행되며 일반 전기 오토바이보다 안전하고 면허증 또한 필요 없다.
소형 전기차란?
3D프린터로 제작된 중국의 소형 전기차 (출처 : 구글)
소형 전기차는 ’LSEV’(Low Speed Electric Vehicle)로 불리며 차체의 크기는 일반 승용차의 약 3분의 1밖에 되지 않으며, 최대 시속 60km로 주행할 수 있다. 하지만 작은 차체가 승객을 거의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사실과, 높은 시장 접근성으로 인한 판매량 증가로 이미 일부 중국 거대 기업들로 생산 금지와 같은 압박을 받는 상황이 시장 확장의 걸림돌이다. 그러나 중국의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제기한 안전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재 400개 이상의 회사들이 LSEV를 제작 및 생산하고 있으며, 특히 지방 소도시에서 많은 고객이 몰리고 있다.
소형 전기차의 주 고객층
소형 전기차의 시작은 전기차 부문에서 세계 선두주자가 되려는 중국의 노력에서 시작된 부차적인 산업이었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소형 전기차는 약 175만대로, 약 77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일반 전기차의 2배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의 소형 전기차들은 소수의 시골 지방에서 팔렸다.
차 한 대의 가격이 150만 원 상당인 것으로 인하여 이 작은 차들은 시골 지역의 기업가, 청년층, 2~30대 부부와 그 가족 그리고 농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여러 명이 함께 이용해야 하는 일반적인 대중교통수단이나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소형 전기차를 구입하게 된 것이다.
단점을 상쇄할 만한 매력
중국의 저가 소형 전기차 (출처 : 바이두)
앞서 말했던 것과 같이 소형 전기차의 주 고객층은 주로 외곽과 농촌 지역 사람들이다. 이유인즉슨 이 차량은 저렴하며 빠르지 않고, 기계적으로 복잡한 부분이 없기 때문에 단순조작만 할 수 있다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주로 환경에 좋지 않은 값싼 납 재질의 배터리를 사용하며, 충돌방지 장치도 없으며, 스쿠터와 자동차 사이의 법적 기준이 따로 없는 영역에 존재해 있으며, 도로와 자전거 도로를 모두 이용할 수 있어 사고유발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작은 차를 타는 것이 자전거나 스쿠터보다 더욱 안전하다고 느꼈다. 가격 측면의 부분과 오토바이보다는 안전할 것이라는 인식이 이 차량의 판매량을 계속 올려주고 있다.
소형 전기차의 방향성
소형 전기차의 방향성은 일반 전기차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광고에서도 알 수 있다. 한 소형 전기차의 광고에서는 이 차량이 6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오프로드 성능 또한 탁월하고, ‘3인 가족’ 즉 핵가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배터리 충전 시간은 10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한 번 충전으로 120km를 달릴 수 있으며, 최대 적재 용량 또한 450kg으로 적지 않은 무게를 실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가격은 150만 원으로 놀랄 만큼 저렴하다.
반면 일반 전기차 광고에서는 한 번 충전하면 480km 이상 갈 수 있고,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용하여 75분 만에 빠르게 완전히 충전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인 시속 240km를 자랑하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이 차량의 가격은 9000만 원이 넘는다.
두 광고에서도 볼 수 있듯이, 소형 전기차는 실용성과 가격 대비 성능, 그리고 가격을 강조하는 반면에 일반 전기차는 갈 수 있는 거리와 충전속도 그리고 최고 시속을 강조하고 있다. 거리와 충전속도와 최고시속은 도시에서나 의미가 있기 때문에 실용성과 가성비를 강조하는 소형 전기차가 외곽과 농촌 지역에서 잘 팔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가적인 제재에 막힌 시장
중국은 2018년 소형 전기차의 신기능을 금지하는 정책을 내놨다. 2019년에는 소형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을 크게 끌어내리기 위해 4륜 저속 전기차의 기술조건이 발표되었다. 아무래도 법적 기준이 따로 없는 영역에 존재하는 차량이다 보니 국가적인 제재에 나선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8년간 급속도로 성장한 소형 전기차 시장의 작년 성장률은 0.2%에 그치고 말았다. 이는 일부 업체가 기술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 소형 전기차의 생산을 중단함에 따른 결과이다. 올해 또한 소형 전기차의 생산량은 점차 감소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해외에서는 인기
한국의 우편배달용 소형 전기차 (출처 : 구글)
도시화의 증가와 운송시장의 활성화로 인해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운송수단이다.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많은 국가가 일반 자동차에서 벗어나려는 노력하는 가운데 그 기회가 소형 전기차, 즉 ‘저속전기차 (LSEV)와 전동 이륜(e-PTW) 차량 등에 부여되고 있다. 미국과 동남아 등 국가에서는 기존 이륜차에 비해 화물을 운반할 때 비용이 절감되고, 안전성이 있다는 이유로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특히 북미지역에서는 대학이나 여러 교육기관, 퇴직 공동체, 군사 기지, 공항, 기업 캠퍼스, 제조 시설 등에서의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 세계 소형 전기차 판매는 2017년에 약 1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2026년에는 약 2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도 소형 전기차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2020년부터 3D 프린터로 제작한 소형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대당 가격은 1300만 원 정도지만, 전기차 보조금을 받는다면 약 500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도 소형 전기차 도입에 나섰다. 기존 우편배달용 오토바이 15,000대 중 10,000대를 소형 전기차로 대체할 방침이다. 오토바이는 좁은 골목길을 누비고 정체가 심한 도심에서는 기동력이 우수하지만 수송 부문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의 30%를 차지하고 있고 이는 승용차의 5배에 달한다. 이를 해결함과 동시에 집배원의 이륜차 안전사고 또한 해결할 수 있기에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교통혼잡, 열악한 대기 질, 이동수단의 선택 폭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소형 전기차 기술이 전 세계 교통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개인의 이동성을 적은 비용으로 향상하는 동시에 교통수단으로 인한 오염을 줄일 수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자가용과는 대조적으로, 물리적 공간을 훨씬 적게 차지하여 교통 체증을 줄이고 이동과 주차에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하며 일반적인 차량보다 더 저렴하다는 점에 있어 앞으로의 시장 확장은 따놓은 당상 일 것이다.
학생기자 장영준(저장대 영문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