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전문가가 오는 ‘14∙5(十四五, 제14차 4개년 계획)’ 시기에 셋째 출산 장려를 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해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9일 관찰자망(观察者网)은 최근 발표된 ‘중국 인구보고서2020’을 인용해 중국은 이미 인구 총량의 최고점에 임박해 있으며 저출산, 노령화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 지는 구조적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국의 유명 경제학자 런저핑(任泽平) 헝다(恒大)연구소 원장이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셋째 출산을 적극 장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런 원장은 보고서에서 “현재 출산의 전면 허용 여부를 놓고 각계의 논란이 크다”며 이에 대해 “14∙5 시기에는 되도록 빨리 셋째 출산을 허용하고 점진적으로 효과를 지켜볼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출생인구는 1465만 명으로 감소한 반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2.6%까지 늘었다. 중국의 출산율은 지난해 1.5명에서 향후 1.0~1.2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오는 2300년에는 출생인구가 1100만 명 미만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어 2050년에는 중국 총 인구 수가 12억 1000명까지 감소하고 2100년에는 5억 2000만 명까지 줄어들 고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또, 노인 비중은 2050년 31.2%에서 2100년에는 절반이 넘는 53.4%에 달할 것이라는 게 보고서의 전망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10년간 출산율을 1.8까지 올릴 경우 2050년에는 13억 6000명, 2100년에는 10억 명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인의 비중은 각각 28.9%, 32.5%까지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정부의 노력으로 출산율을 2.1명까지 끌어올린다면 중국 총 인구는 2050년 14억 명, 2100명 12억 9000만 명을 유지할 수 있다. 또, 노인 비중은 각각 26.8%, 26.7%로 낮출 수 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전문가의 이 같은 주장에도 각계 전문가들과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우한의 결혼 전문 변호사 류(刘) 씨는 “출산율이 낮은 근본적인 원인은 정책이 아니고 복잡한 현실적 문제 때문”이라며 “둘째 출산이 지난 2016년 1월부터 허용됐지만 2017년 전국 출산율은 오히려 2016년보다 63만 명이나 줄어들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중국 유명 파워 블로거 겅샹순(耿向顺)은 “둘째, 셋째, 넷째, 심지어 다섯째까지 정부가 허용한다고 해도 결과는 대동소이할 것”이라며 “어차피 아이를 낳고 싶어하지 않는 이들은 어떠한 완화 조건을 내걸어도 낳지 않기 때문”이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대다수 누리꾼들은 “결혼도 하기 싫은데 셋째까지 낳으라고?”, “2억을 주면 한번 생각은 해 보겠다”, “집, 의료, 교육이라는 세 가지 커다란 문제가 해결되면 자연스럽게 아이를 낳게 될 텐데 지금은 그것조차 해결이 안 되는 현실”, “아이를 낳기 싫은 게 아니라 감히 낳을 수가 없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