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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신비한 동물사전

[2021-03-10, 14:07:54] 상하이저널

드넓은 중국 대륙에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동물들이 많다. 열대우림과 사막, 고산지대와 바다 등 다양한 환경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남서부 윈난성 부근에는 소수의 야생 코끼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현재에는 멸종했으나 1962년까지 중국 코뿔소도 있었다.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동물들이 야생에서 살아가고 있는 중국에는 신비한 동물들이 많다. 

귀한 동물은 나라의 보물

중국에는 판다와 같은 희귀 동물들이 많다. 오로지 중국에만 서식하는데도 그 개체 수가 얼마 남지 않아 중국에서는 보물처럼 귀하게 취급되는 동물들이다. 대표적으로 판다와 남중국 호랑이, 양쯔강 돌고래, 황금 원숭이, 양쯔강 악어 등이 있다. 

남중국 호랑이는 ‘아모이 호랑이(华南虎)’라고도 불리며 몸길이 2.5m 정도의 비교적 작은 호랑이이다. 양쯔강 이남에 주로 서식하며 야생에서 남은 개체는 겨우 20마리 정도로 추정돼 세계적인 멸종 위기 종이다. 중국 내에서는 이미 야생에서의 멸종을 공식화했고 국가지정 동물원에서 개체 수를 보호 중인 국가 1급 보호 동물이다.
 
남중국 호랑이는 과거 중국 전역에서 서식했지만 60년대 해로운 동물로 지정된 이후 개체 수가 많이 줄었다. (출처: 네이버)

장강(长江) 돌고래(白鱀豚)는 양쯔강에서만 서식하는 돌고래이다. 주로 바다에서 서식하는 일반적인 돌고래와 달리 강에서 서식하는데, 강으로 처음 유입된 300만 년 전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고고학적 가치가 상당히 높은 개체이다. 1950년 대에만 해도 600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개발과 서식지 파괴 등으로 인해 현재에는 100여 마리도 남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장강(돌고래는 2006년 학계에 멸종 보고됐지만 2007년과 2016년에 발견되며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됐다. (출처: 네이버)

다음은 손오공의 모티브로 유명한 금사후(金丝猴)이다. 다른 말로 금빛 원숭이 또는 중국 황금 원숭이로도 불리는 금사후는 귀여운 겉모습에 황금색의 윤기 있는 털이 특징이다. 중국 쓰촨성, 산시성, 간쑤성에 분포하여 서식하고 있으며 1만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약재용과 모피용으로 밀렵당하고 있으며 생태계 파괴로 서식지가 줄고 있다. (출처: 네이버)

마지막으로 장강의 악어이다. 아프리카나 미국에서나 서식할 것 같은 악어가 놀랍게도 중국에도 있다. 양쯔강 악어는 평균 몸길이가 1.8m 정도로 가장 작은 악어로 유명하다. 작은 만큼 성격도 온순하고 겨울잠을 자기도 하는 특이한 모습을 보인다. 중국 양쯔강에서만 서식하고 4000마리 정도만 남은 것으로 확인되는 1급 보호 동물로, 작년 6월에는 연구시설에서 배양하고 길러온 장강 악어 280마리를 자연에 방사하는 등 개체 수 보호에 힘쓰고 있다.
 
작년에 시행된 장강(长江) 16차 악어 야외 방류 행사의 모습이다. (출처: 人民网)

중국 야생동물 보호법

중국은 1988년에 ‘중화인민공화국 야생동물 보호법(中华人民共和国野生动物保护法)’을 제정한 이후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보호법에 따르면 중국 내의 야생 동물을 1급 보호 동물과 2급 보호 동물로 분류해 관리한다. 국가에서는 주로 1급 보호 동물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이외의 동물들은 현급 이상의 지방 정부의 관리를 받는다. 그리고 현급 이상의 지방 정부는 매년 예산의 일부분을 야생 동물 보호에 사용해야 하고, 야생 동물과 서식지 실태조사를 연구기관에 의뢰해 기록물을 제작해야 한다.

최근에 중국은 1, 2급 보호 동물의 수를 대폭 늘렸다.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주목을 받은 천산갑을 1급 보호 동물로 추가한 것 외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으나 지난 2021년 1월 보호 동물 명단에 무려 517종을 추가했다. 기존에 있던 보호 동물의 수가 471종인 것을 생각하면 대대적인 변화다. 1989년 1월에 처음 명단을 발표한 이후 크게 변경이 없었던 국가 중점 보호 동물 명단이 그동안 변화한 환경과 개체 수로 인해 32년 만에 최신화가 됐다.

판다는 외교도 한다

중국의 공식 국보이며 마스코트인 판다는 귀여운 외모로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다. 그러나 중국 내에도 오직 1,600마리뿐인 아주 귀한 동물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도 보물 다루듯 판다를 관리하는데, 중국은 이러한 판다의 희소성을 외교에 사용하기도 한다. 바로 중국의 우방국에 판다를 임대하는 방식이다. 판다 외교(熊猫外交)는 중국의 아주 오래된 전통적인 외교 방식이다. 그 역사는 685년 당나라가 당시 일본에 판다를 선물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냉전 시대 종식을 기념해 1972년 미국에 판다를 선물하며 판다는 중국 외교의 상징이 되었다. 현재 단 14개국만 판다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저 중국의 우호 관계만으로 선물을 주는 것이 아닌 판다를 섬세하게 관리하고 양육할 수 있는지 까다로운 확인 과정을 거쳐 선택된다.

한편 선물한 판다는 그 나라로 귀속되는 것이 아닌 ‘임대’의 방식으로 분류된다. 중국에 연간 약 100만 달러(한화 약 12억 원)가량의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며 판다가 해외에서 출산해도 새끼 판다 역시 중국의 소유가 된다. 최근 코로나로 인한 경영 악화로 인해 파산 위기에 몰린 영국의 에든버러 동물원은 판다의 임대료를 지불할 수 없다는 이유로 다시 중국으로 반환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중국과 한국의 동물 외교

우리나라는 중국과 가장 인접해 있는 나라이자 외교적 우방국의 지위에 있어서 중국식 동물 외교에서 가장 혜택를 많이 받은 나라다. 우리나라는 1994년 한중 수교 기념으로 판다 한 쌍을 선물 받은 이래, 최근에는 2016년 3월에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다시 판다 한 쌍을 선물 받았다. 게다가 작년에는 우리나라로 들어온 판다 부부가 국내에서 자연 출산에 성공하여 중국과의 외교 관계가 또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중국이 우리나라에 선물한 동물은 판다 말고 하나가 더 있다. 2008년 국내에서 개최된 세계 습지 보호 회의인 람사르 총회를 기념해 창녕 우포늪에 따오기를 복원하는 사업이 추진됐다. 국내에서 1979년 비무장지대에서 마지막으로 관측된 따오기는 공식적으로 멸종됐다. 그러나 2008년부터 시작된 국내 따오기 복원 사업에 중국에서 선물 받은 따오기를 사용해 현재 야생 복원에 성공했다. 따오기는 중국에서도 3000여 마리밖에 없는 1급 보호 동물이다. 그런데도 한국에 따오기를 선물하는 것은 외교적 신뢰를 넘어 야생 동물의 개체 수를 보호하기 위한 의무를 다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우포늪에 따오기가 복원된 이후, 우포늪은 10년 연속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출처: 창녕군)

하지만 법을 만들어 놓았다고 해서 완벽하게 지켜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한의 야생동물 거래시장에서 발생했다는 소식 이후 중국의 야생동물 관리의 부실함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비록 야생동물 보호법이 5년 주기로 수정되며 견고해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보호의 목적을 이루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강력한 관리와 담당 기관에 대한 감독이 있어야만 법적 효과가 발휘될 것이다.

학생기자 신대석(저장대 국제경제무역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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