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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작 ‘문방덕후’는 행복한 ‘작가’가 됐다

[2023-11-08, 17:59:10] 상하이저널
<새벽 5시 책상 앞, 쥬디스 그림일기> 펴낸 나은수 작가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들도 모이면 아름답고 커진다”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난 상하이는 각종 강연, 전시, 공연, 대회, 모임 등이 쏟아졌다. 한인사회도 곳곳에서 갈증을 풀어냈다. 부지런히 쫓아다닌 행사장, 그곳에 어김없이 그가 있다. 관객 관중이 아닌 진행하고, 연주하고, 전시하고, 출품하는 ‘주체’의 그녀. 구베이 문화공간 리멤버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오케스트라와 앙상블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미술공모전 당선자로, 그림전시회 작가로…. 

그렇게 오프라인 행사장에서 자주 눈에 들어오던 그를 이번엔 온라인 서점에서 발견했다. <새벽 5시 책상 앞, 쥬디스 그림일기>의 나은수 작가. SNS에 꾸준히 올린 그림일기를 작품으로 엮어 지난 9월 그림에세이를 펴냈다.  

[나은수 | 지식과감성# | 2023년 9월]

“20년째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30년째 일기를 쓰고 있다”

“열정과다, 재능과적 나은수 님의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상하이 행사장에서 마주친 빈도만큼 내적 친밀감이 쌓인 그에게 던진 첫 질문.

“나를 증명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성실은 증명하기가 쉽지 않죠.”
‘열정’이냐고 물었더니 ‘성실’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재능과 활력은 거들었을 뿐, 지금의 자신은 소소하지만 꾸준한 일상이 쌓여 만든 것이라는 얘기다. 책 제목 ‘새벽 5시 책상 앞’에서 드러냈듯, 그는 새벽 5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생활을 20년째 하고 있다. 2003년에 생긴 네이버 블로그가 스무 살 생일을 맞아 며칠 전 그에게 선물을 보내왔다. 20년간 블로그에 글을 써 온 그에게 선물을 주겠다고. 

“소소한 일상은 중요하고, 성실함은 위대하다”

<새벽 5시 책상 앞, 쥬디스 그림일기> 출간 배경에는 일상의 중요성, 성실의 위대함을 보여주고 싶었던 작가의 분명한 의도가 있었다. 
 
“사는 방식에 따라 각자의 정체가 드러난다고 하지 않나? 몇 안되는 나의 장점 중 하나가 꾸준하게 노력하는 것이다. 나는 일상의 루틴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는 삶이 20년이 넘었고, 매일매일 적어 놓은 일기가 30년이 넘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들도 모이면 아름답고 커진다. 이 그림에세이는 나의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모인 결과물이다. 그리고 일상의 중요함, 성실의 위대함 같은 것이기도 하다.”

코로나로 봉쇄됐던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그가 찾아낸 소소한 행복 ‘그림일기’였다. 질감 좋은 종이와 예쁜 색감의 필기구를 좋아하는 ‘문방덕후’였던 그는 30년째 써오던 일기에 ‘그림’을 곁들이기 시작했다. 봉쇄 일상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SNS에 공유했다. 사람들을 뭉클하게도, 피식 웃게 만들기도 했다. ‘좋아요’의 힘은 그를 춤추게 했다. 
 
“재능이 꾸준함을 만났을 때”

작가는 자신을 평범한 문방덕후였다고 말하지만 재능없이 가능할 리 없다. 학창시절 미술대회에 그림을 그려내면 수상을 하고, 전문적으로 그림을 배운 적이 없이 성인이 된 후에도 출품하면 입상을 했다. 한국에서 23년, 중국과 홍콩에서 22년 거주하면서 세 아들의 엄마로 아내로 살면서 묵혀 뒀던 재능이 꾸준함을 만나 뒤늦게 폭발력을 발휘한 것이다. 

SNS에 올라온 그의 ‘그림일기’를 본 사람들은 ‘그림’보다 ‘일기(글)’에 감동이 더 실린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는 평소 좋은 글, 감각적인 문구, 감명 깊은 문장을 메모하는 습관이 돼 있다고 한다. 그렇게 쓴 노트가 십 수권은 된다고. 메모력이 필력이 되는 순간에도 그의 ‘성실’이 함께 했다는 방증이다. 책이 출판되고 나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 마음이 크다는 작가는 곧바로 2권 준비를 시작했다. 

스스로를 “매일매일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것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그녀. 30년째 ‘꾸준히’ 일기를 써오고, 20년째 새벽 5시 책상 앞에서 사부작대는 ‘성실한’ 그녀는 그렇게 ‘행복한’ 작가가 됐다. 

[‘쥬디스 그림일기’ 2권을 준비 중인 나은수 작가의 그림]


[나은수 작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서화협회 제44회 PCAF 2점 입상
-제43회 국제현대미술대전 입상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 주최 ‘상하이 교민 미술공모전’ 대상.
-홍대아트센터 그룹전(2회) 
-달항아리 ‘달고나展’ 상하이 개인전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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