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각 지방 도시 민정부가 지난해 혼인 통계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다수 지역에서 혼인 신고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에 따르면, 지난해 안후이성 화이베이(淮北)시에 혼인 신고를 한 부부는 2만 1179쌍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92%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이혼 등록한 부부는 4618쌍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허난성 쉬창(许昌)도 지난해 2만 4222쌍이 혼인 신고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4997쌍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후난성 류양시도 지난해 5443쌍의 혼인 신고를 접수해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장쑤 쑤저우, 창저우, 우시 세 지역도 지난해 혼인 신고 건수가 일제히 증가세를 나타냈다. 쑤저우는 지난해 5만 7920쌍의 부부가 혼인 신고를 해 전년 대비 21.3% 증가했고 창저우도 신혼부부 2만 4296쌍이 등록해 전년 대비 13.3% 늘었다. 같은 기간 우시는 3만 746쌍의 부부가 혼인 신고를 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류양일보는 푸른 용의 해인 올해 갑진년이 봄이 없는 ‘무춘년(无春年)’으로 결혼하기 불길한 해로 여겨져 지난해 혼인 신고를 앞당겨 한 이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중국 민간에서는 ‘입춘’ 절기가 없는 해를 ‘과년(寡年)’이라고 부르며 이를 과부와 연관시켜 결혼에 적합하지 않은 해로 여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과년’을 ‘과부의 해’로 여기는 것은 과학적 근거 없는 미신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민간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실정이다.
인구 전문가이자 광동성 정부 자문실 특별 연구원 동위정(董玉整)은 “2022년, 특히 4분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일부 사람들이 결혼을 다음 해로 연기해 2023년 혼인 수가 늘어났다”면서 “2023년 혼인 건수가 증가하기는 했으나 결혼 적령기 인구 감소, 초혼 연령 지연 등의 영향으로 향후 혼인 건수가 늘어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갑진년 푸른 용의 기운을 받아 ‘용띠 아이’를 출산하려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음력 새해 첫 날인 지난 10일 자정부터 8시까지 푸단대 부속 산부인과 상하이 제1산부인과에서 각각 9명, 7명의 ‘용 아기’가 태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인구학회 회장이자 중국인민대학 교수 자이저우(翟振武)는 “중국인은 ‘용’ 띠를 특별히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난 2012년 용의 해 출산율이 증가한 것처럼 올해 출산율도 소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