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웨이보(微博)에 “스타벅스도 급해졌다”는 키워드가 실시간 이슈로 등장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금융계(金融界) 등 현지 매체는 지난 25년간 뛰어난 커피와 쾌적한 소비 환경으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온 스타벅스가 최근 국내 커피 시장의 급속 성장세와 치열한 경쟁으로 중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루이싱(瑞幸), 쿠디(库迪) 등 중국 현지 브랜드가 시작한 9.9위안(1900원) 커피 가격전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고수해 왔다. 가격 인하가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 같은 스타벅스의 ‘체면치레’는 결국 중국 내 매출 급감으로 이어졌다.
실제 올해 2분기 스타벅스 글로벌 수익은 전년 대비 2% 감소한 85억 6000만 달러(11조 8000억원)으로 순이익은 전년 대비 15% 감소한 7억 7200만 달러(1조 6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중국 시장 매출은 무려 11%나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에서 한때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했던 스타벅스가 전례 없는 위기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서일까, 스타벅스는 최근 평균 잔당 10위안(1900원) 저렴한 가격으로 커피를 구매할 수 있는 각종 쿠폰을 뿌리며 사실상 업계 가격전쟁에 참여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과거 스타벅스 커피의 객단가는 평균 30위안(5700원) 내외였으나 현재 ‘60위안 이상 구매 시 10위안 할인’, ‘그란데 사이즈 세 잔에 55.9위안’, ‘그란데 사이즈 두 잔에 45.9위안’ 등 상시 할인 쿠폰 발행으로 잔당 평균 20위안(3800원)에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커피를 소비하지 않아도 외부 좌석을 대외 공개했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소비해야 앉을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최근 중국 SNS에 관련 폭로 글이 다수 등장해 현지 누리꾼들 사이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 과거 굳게 닫혀있던 스타벅스 매장 문은 최근 개방하도록 규정이 변경됐다. 실제 스타벅스 직원에 따르면, 문 개방 관련 새로운 규정은 올해 4월부터 시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현지 매체는 ‘고귀한’ 스타벅스도 9.9위안 커피 가격전쟁 앞에서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루이싱, 쿠디, MANNER, M Stand 등 다수 현지 브랜드와의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스타벅스는 새로운 돌파구로 ‘사천(下沉, 지방 소도시)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나 가격에 더욱 민감하고 커피 소비 빈도가 낮은 소비자와 직원 교육의 어려움 등으로 이는 스타벅스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업계는 지적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