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시즌 중국 극장가가 참담한 성적을 내놓았다.
2일 차이신(财新)은 중국 영화 정보 플랫폼 덩타(灯塔)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여름방학 시즌(6월 1일~8월 31일) 전국 박스오피스 수익이 116억 4300만 위안(2조 2000억원)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43.6%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총 상영 횟수는 3825만 9000건으로 전년 대비 10.5% 증가하면서 역대 여름방학 시즌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총 관객 수는 2억 85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43.6% 급감했다.
영화 티켓 가격은 40.9위안(7700원)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신작 영화는 130편으로 지난해보다 8편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극장가 공급량이 안정적이고 티켓 가격이 비슷한 상황에서 전국 영화관은 지난해보다 상영 횟수가 360만 회 늘었으나 관객은 오히려 2억 2000만 명 줄었다.
이는 역기저효과로 지난해 같은 기간 팬데믹 이후 흥행작이 대거 몰리면서 중국 박스오피스가 사상 최고치인 206억 2000만 위안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역대 흥행 성적으로 봤을 때 올해 여름 시즌 박스오피스는 같은 기간 사상 7위 수준에 그쳤다. 실제 코로나19 이전인 2015~2019년 박스오피스 성적은 5년 연속 120억 위안(2조 2600억원)을 돌파했고 2019년도와 비교해 보면 올해 박스오피스는 16% 감소했다.
영화별로 보면, 올여름 시즌 박스오피스 1억 위안을 돌파한 영화는 26편으로 지난해보다 3편 늘었다. 그러나 5억 위안을 돌파한 영화는 3편, 10억 위안을 돌파한 영화는 2편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5편, 3편 감소했다. 신작의 박스오피스 1억 돌파 확률은 높아졌으나 흥행이 지속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의미다.
실제 중국 영화 정보 플랫폼 마오옌(猫眼), 퉈푸(拓普)는 관련 보고서에서 “폭발적인 흥행작 감소가 올여름 박스오피스가 대폭 하락한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마오옌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올여름 영화를 관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보고 싶은 영화가 없다”, “영화관에 가는 시간과 비용이 높다”는 대답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학 시즌과 맞물려 중국 극장가에는 이번 주에만 10편의 신작이 개봉하나, 오는 국경절 전까지 계속 한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