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춘절에는 고향, 여행 안가고 그냥 집에서 편히 쉬고 싶다"일탈의 여유를 꿈꾸며 상하이에서 보내게 되는 연휴는 방콕만으로 보내기에는 2%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긴 연휴 하루쯤 바람도 쏘일 겸 편하게 다녀올만한 데가 어디 없을까? 하고 두리번거리다보면 등불축제, 매화축제, 야경, 미술전시, 공연, 서산공원 등 풍성한 볼거리들이 기다리고 있다.
중국에서 보내는 설날인 것만큼 중국적인 분위기에 한번 빠져보는 것도 근사한 경험이 될 것 같다.
구경만해도 눈이 즐거운 위위엔(豫园) 등불축제가 2월7일부터 2월24일까지 열린다. 해마다 다양한 테마로 살아 움직이듯 생생하고 화려한 등불들로 위위엔의 밤거리를 수놓은 등불축제의 올해 테마는 '쥐'다. 최고의 야심작으로 꼽히고 있는 것은 높이 4.5m의 '마우스 킹'으로 관광객의 눈을 즐겁게 해줄 거대 마우스의 등장에 잔뜩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올해는 축제 규모를 예년에 비해 크게 늘리고 등불을 위위엔상성 밖에까지 내다 걸어 즐거운 명절분위기를 한껏 돋울 예정이다.
등불축제와 마찬가지로 밤이 되면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 바로 야경이다. 상하이에서 화려한 밤의 진수는 와이탄 야경을 빼놓을 수 없다. 황푸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둘러보는 환상적인 와이탄야경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삭막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찾아 떠나고 싶다면 서산(佘山)과 푸둥 세기공원 매화축제가 있다. 서산은 해발 90m로 낮지만 산이 부족한 상하이의 아쉬움을 달래주기에는 충분하다.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여기저기 널려있는 풍경구를 천천히 둘러보며 천문대에 오를 수도 있고 말을 타고 달리는 경쾌한 체험을 할 수도 있다. 푸둥 세기공원은 현재 매화축제가 한창이다. 봄기운을 알리는 매화꽃의 싱그러운 향기에 취해, 탐스럽게 피어난 꽃에 취해 공원을 거닐고 있노라면 저도 몰래 눈과 마음이 즐거워 질것이다.
상하이과기관(上海科技馆)이나 상하이박물관은 자녀와 함께 둘러보기에 좋은 코스다. 상하이과기관은 쥐를 테마로 한 생태, 생물학적 지식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 상하이박물관은 네덜란드 암스트르담국립박물관의 74점 소장품을 전시, 미술적 소양을 갖추는데 도움이 되는 문화산책이 될 것이다. 그 가운데는 은기나 도자기 등 진귀한 문물과 렘브란트의 유화 4점을 비롯해 17세기 네덜란드의 유화, 판화 등 미술품들이 들어있다.
이번 연휴에 가족과 함께 영화나 공연을 관람하며 가족애를 돈독히 다지고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아슬아슬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커스 묘기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즐겨보는 프로그램으로, 상하이마시청(上海马戏城) 등 극장에서 수시로 공연된다. 2월10일, 11일에는 상하이상청(上海商城剧院)에서 아르헨티나의 국보급 극단으로 꼽히는 탱고극단의 공연이 있게 된다고 하니 이들의 지칠줄 모르는 정열과 화려한 볼거리에 푹 빠져 휴가의 한때를 보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박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