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포드 등 메이저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현지 공장을 현대화하는데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노동시장의 저임금을 활용해 주로 오래된 모델을 생산하거나 수출 기지로만 활용했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메이저 업체들이 중국 공장에서 자신들의 가장 잘 나가는 모델의 생산을 개시하기 시작했다며 중국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중심 무대로 떠오를 준비를 마쳤다고 12일 보도했다.
NYT는 그러나 메이저 업체들이 중국 공장을 최신화하면 기술유출의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혼다는 최신 모델인 '시빅'의 유럽과 미국 판매를 개시한 후 몇 달 안돼 중국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토요타 역시 인기 모델 프리우스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3년전 중국에 생산 공장을 처음 차린 포드자동차도 전략을 바꿨다. 주로 구형 모델 생산에 활용했던 충칭 공장에 '포커스'를 생산할 수 있는 최신 설비를 차렸다. 포드의 전략 수정은 메이저 자동차 업체들의 대중국 전략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메이저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중국 생산시설을 현대화하고 있는 것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내수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선택임과 동시에 중국 업체들의 위협을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질리와 체리, 리판 등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처음으로 글로벌 업체들을 앞질러 위협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2월 현재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28.7%로 일본(27.8%), 유럽(19%), 미국(14%), 한국(10.3%) 등을 누르고 선두다.
자동차 컨설팅 기업인 CSM월드와이드 상하이 사무소의 예일 장 애널리스트는 "메이저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모델을 생산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들이 중국 시장의 설비를 현대화하면 기술이 중국 업체들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려면 자국 자동차 업체와 50대 50으로 조인트 벤처를 맺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4년도 안 된 기간 동안 세계 자동차 업계의 기린아로 떠오른 것 역시 이 같은 정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
토마스 라소마 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는 "앞으로 10년도 안 돼 중국 업체들이 미국 시장을 싹쓸이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저 업체들과 중국 업체들의 협력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월 200달러도 안 되는 저임금 메리트가 몇 년안에 사라질 것이고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중국 생산 공장을 현대화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제너럴모터스와 상하이자동차는 상하이 공장에 '뷰익라크로스'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고 폭스바겐도 올 8월 상하이자동차와 미니밴 생산라인에 공동 투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