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 의 폐막을 앞두고 각급 정부기관의 막대한 국고낭비 문제가 비판의 도마에 올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매년 각급 정부 관리들이 공용차를 사적으로 이용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2천억위안(약 24조3천768억원) 이상으로서 2006년의 국방비와 거의 맞먹는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류광푸(劉光復) 위원의 주장이다. 그는 안후이(安徽)성 정협 부주석이자 허페이(合肥)대학 부총장이다.
"정부 공무원의 하루 전기 소비량으로 일반 백성은 19일을 사용하고도 남을 정도다. 이는 정부 기관의 무분별한 낭비현상을 설명해 주는 것이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류만창(劉滿倉) 대표는 신화통신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류 대표는 허난(河南)성 상추(商丘)시 당 서기다.
국무원 참사인 런위링(任玉嶺) 정협위원은 지난 1978년부터 2003년까지 17년 동안 전국의 행정관리 비용이 무려 87배나 증가해 총 재정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1%에서 19.03%로 높아졌다면서 정부기관의 낭비현상 시정을 촉구했다.
공용차의 사적 이용으로 낭비되는 액수를 올해 국방비로 잡힌 2천800여억위안과 비교한 류 위원은 "수많은 공용차가 실제 공무에 이용되는 시간은 3분의1에 불과하고 나머지 시간은 부서장이나 운전기사가 사사로이 이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청년보는 13일 류 위원이 관리들의 부정부패와 잘못된 정책결정으로 인한 낭비 외에 공용차의 사적인 이용과 유사한 사례가 훨씬 많다는 점을 실례를 들어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그에 따르면, 일부 지방 정부 지도자들은 자신을 선전하기 위해 공금으로 막대한 출연료를 주고 유명 연예인을 초청해 대규모 쇼를 벌이고, 현급 시정부 청사를 중등개발국가 대통령 관저처럼 호화판으로 짓는다.
또 사적인 일을 하는데 드는 경비를 공금으로 지불하는가 하면 부모가 정부기관의 고위직에 있는 동안 자녀들은 그 기관의 업무와 관련되는 회사를 차려 잇속을 챙기는 식으로 국고를 낭비한다.
회의 참석자들에게는 선물 외에 반드시 관광을 시켜주는 것이 고정적인 접대방식으로 자리잡아 이와 관련된 비용만도 수천억위안에 달해 교육예산 지출을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류 위원은 전국적으로 매년 정부기관 종사자들의 해외 여행과 시찰 등에 드는 공금이 2천억위안에 이르지만 그 대부분은 대우를 해주기 위해서거나 업무와 관계가 없어 실제로는 아무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