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고학력 청년 실업시대를 맞이하면서 농촌 사회에서 `대학교육 무용론'이 만연하고 있다고 홍콩 문회보(文匯報)가 13일 보도했다.
신문은 주민들 대부분이 농사와 양어에 생계를 의지하고 있는 후난(湖南)성 이양(益陽)시의 싼차허(三차<分+山>河)촌 사례를 소개하며 자녀를 대입 시험에 합격시킨 4개 가족의 몰락을 전했다.
지난 2001년 이 마을은 한꺼번에 4명의 대학생을 배출하는 경사를 맞았다.
그러나 수년후 이들 가족은 대부분 대학생 자녀의 학비를 대느라 엄청난 빚을 지게 됐고 졸업후엔 4명중 3명이 취업에 실패하는 쓰라림을 맞봐야 했다.
주저우(株州) 야금(冶金)학원에 들어간 리진(李晉)의 아버지 리다궈(李達國)는 "우리 집안에서 몇대만에 처음으로 대학생이 나왔다"며 아직도 합격당시의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채 말을 이었다.
그는 "아들이 4년 대학 생활동안 4만위안(한화 486만원)을 썼고 졸업 당시엔 집에 3만위안(366만원)의 빚이 남겨졌다"며 아들이 빚을 갚으려고 온갖 곳을 다니며 직장을 찾았으나 아직도 취업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들 가족은 현재 생계를 꾸리기도 어려울 정도로 빚에 허덕이고 있었다.
리다궈의 상심은 그대로 다른 마을 주민들에게 전이돼 "대학에 들어가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분위기로 확산됐다.
비단 싼차허 마을 뿐 아니라 갈수록 도시와의 소득격차가 커지고 있는 중국 농촌사회 전반에 걸쳐 청년실업의 확산은 중국식 `우골탑(牛骨塔)'의 무용론이 번지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한 싼차허 마을 주민은 "초등학교나 중학교 정도는 괜찮지만 많이 공부시켜봤자 어디 쓸데가 있겠느냐"고 한숨을 내쉬며 턱없이 비싼 대학학비와 교육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