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골프인구 200만명. 그 가운데 그린을 밟지 못한 이가 절반을 넘는다고 한다.
수많은 이들이 `그날’을 위해 연습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무엇엔가 홀린 듯 시계추처럼 단조로운 몸짓을 반복하고 있다. 왜 그럴까?
그들의 골프와의 만남은 가히 운명적이다. 골프에 한 번쯤 빠져들면 결코 헤어나기 어렵다고 한다. 체질에 안 맞아 금세 골프채를 던져버린 몇몇 사람들을 빼놓고는 말이다.
엄격히 말해 그들은 골퍼에 포함할 수도 없다. 쨍한 드라이버 금속음, 파란 하늘을 가르는 하얀 공, 수려하면서도 까다로운 코스의 레이아웃을 체험해 본 사람이라면 그 매력을 쉬 잊지 못한다.
그래서 골프의 세계는 오묘하다. 부드러움과 강함이 공존한다. 환호와 한숨소리가 교차한다.
겸허한 에티켓과 자기 과시적인 샷이 공존한다. 골프장은 현실의 도피처이기도 하지만 친목과 비즈니스를 위한 사교장이 되기도 한다.
스포츠로 본 골프의 세계는 어떤가? 누구도 “골프는 이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스스로의 플레이에 대한 갈급은 구력 30년이 넘은 골퍼라도 채우기 어려운 그릇이다. 잡힐 듯 잡힐 듯하지만 결코 잡을 수 없는 것이 골프의 세계다. 금방 최고였다 이내 최악의 샷을 날린다. 그래서 골프는 끊임없는 도전욕을 불러일으킨다. 그것이 곧 지름 42.67㎝의 작은 공에 사람들이 빠져드는 이유다.
그것도 장난감 같은 골프채를 휘두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