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全人大) 제4차 회의가 열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14일 폐막한다.
올해 전인대는 정부의 계획을 미리 입수해 사전 심의의 강도를 높이는 등 이전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정부가 제출한 제11차 5개년 규획(規劃·계획 2006∼2010년)의 골자는 거의 그대로 통과될 예정이다. 전인대가 정부의 ‘거수기’라는 평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심사제 ‘태풍’=가장 큰 변화는 최초로 도입된 ‘사전심사제’다.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올해 1월부터 정부의 ‘11·5규획’ 초안을 미리 제출받아 각 전문위원회로 하여금 연구 검토케 했다. 상무위는 이를 통해 작성한 274개 건의서를 정부에 전달해 반영하도록 했다.
전인대는 또 대회 기간에 37개 전문위를 구성해 분야별로 검토작업을 벌였다. 전인대는 170여 편의 보고서를 만들어 정부가 계획을 확정하기 전 참고하도록 했다.
전인대 상무위 허화후이(何화暉) 부비서장은 이날 “전인대에 제출된 1006개 안건 가운데 70%가 조사연구와 탐방, 현지 시찰 등을 거쳐 나온 수준작”이라고 자평했다.
이익단체의 다양한 로비가 나타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저장(浙江) 성의 한 대표는 자영업자협회의 강력한 권유에 따라 ‘일용품 시장에 관한 법률’ 초안을 전인대에 제출했다.
▽‘찻잔 속 태풍’=전인대 모습이 겉으로는 많이 달라졌지만 정부의 주요 정책 방향이나 계획을 변화시키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전인대가 정부에 수정을 요구한 내용은 대부분 사소한 것이다.
예를 들면 정부의 ‘도시와 농촌 교사 교류 제도’ 내용 가운데 도시의 범위를 정부 계획보다 작은 규모의 도시로 확대하도록 한 것 등이다.
중국 정부와 언론은 전인대 기간 내내 사회주의 신농촌 건설을 통한 도농(都農) 간 불균형 완화를 외쳤지만 5년 뒤 나타날 모습은 지금과 별로 다를 것 같지 않다.
14일 최종 확정될 11·5규획에 따르면 지난해 404달러였던 농촌 주민의 1인당 순수입은 5년 뒤 112달러가 늘어나 516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도시민의 가처분 소득은 1303달러에서 1663달러로 360달러나 더 늘어나 도농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