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도 황제도 모두가 好吃!
‘규화자계’는 江蘇 常熟 지방의 전통요리로 진흙 닭구이라고도 부른다. 닭 내장을 파내고 말린 패주, 말린 새우살, 햄 조각, 적당량의 조미료를 넣고 연잎으로 싼 다음 진흙을 바르고 불에 굽는다. 진흙을 입혀 구우면 영양소 파괴가 줄고, 수분 증발을 막아 고기가 더욱 연해져 맛도 좋아진다. 다 구우면 향이 그윽하고 육질이 부드럽고 소화 흡수가 잘되어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이나 노인들에게 특히 좋다.
규화자계 요리의 기원은 청나라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소성 常熟 지방에 살던 한 거지가 배가 고파 어느 마을에서 닭 한 마리를 훔쳐 강가로 도망쳤다. 변변한 조리도구나 양념이 없어 그냥 내장이나 들어내고 구워먹으려는 순간 멀리서 높은 분의 행차가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당황한 거지는 황급히 강가의 진흙을 닭에 발라 불 속에 던져버렸다. 행차가 지나간 후 불기운에 딱딱하게 굳은 진흙 덩어리를 부수고 닭을 꺼내 먹어보니 그 맛이 일품이었다. 근처에 사는 장(張)씨의 하인이 우연히 이 광경을 지켜보다가 냄새가 그럴싸해 거지를 다그쳐서 요리법을 알아내어 주인에게 보고하자 흥미를 느낀 장씨는 요리사를 불러 좋은 재료를 넣고 한번 만들어보도록 지시했다. 요리사가 닭에 여러 가지 재료를 더하고 연잎(连叶)에 싼 후 진흙을 발라 오랜 시간 동안 구워 주인에게 바쳤는데, 그 맛이 훌륭했다. 그 후부터 규화자계는 유명한 요리로 지금까지 전해 내려왔다.
규화자계는 다른 이름으로 부귀계(富贵鸡)라고도 불리는데 부귀계로 불리게 된 과정이 재미있다. 건륭황제가 강남 지역을 미복 방문 하였다가 부주의로 거지처럼 걸거리를 헤메는 신세가 되었다. 다른 어떤 거지가 가련해 보이는 건륭황제에게 ‘규화자계’를 먹으라고 줬다. 잠도 오고 배도 고팠던 건륭황제는 천하제일의 미식으로 느껴 무슨 요리인가 물어보았다. 그 거지는 ‘규화자계’라고 말하기 거북해서 허풍을 떨며 ‘부귀계’라고 대답했고 건륭황제가 ‘부귀계’는 정말 맛있다고 한 이후 ‘규화자계’도 황제의 말을 빌어 ‘부귀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