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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운전을 했으면 좋겠다 (아줌마 이야기)

[2007-09-18, 11:41:30] 상하이저널
오래 전, 한국에 여자 운전자들이 드물었을 때 길거리를 지나다 여성운전자를 보면 "야~! 여자가 운전한다!*하며 신기해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한국은 아이들을 학교나 학원에 데려다 주기 위해 혹은 술 마시는 남편을 위해 운전을 하다 보니, 내 주변에 운전 못하는 아줌마들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나 역시 그다지 운동 신경이 뛰어나거나 운전을 즐겨하지는 않았지만 출퇴근 하고 가고 싶은 곳 갈 정도는 운전을 하고 다녔었다.
상해에 오니 드라이브 좋아하던 남편이 운전대를 놓고 중국기사에게 운전을 맡겼다. 이곳은 자전거가 많아서, 신호등 체계가 달라서, 운전하기가 몹시 불편하며, 외국인이 작은 접촉 사고라도 내면 마치 `팔자 고치려 달려드는 피해자' 때문에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나는 이미 자전거 타고 가는 어떤 중국 사람을 치어서 합의도 못보고 중국 경찰서에 들어앉아 있는 나의 모습을 떠올리며 감히 내가 운전을 해보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대중교통 불편하고 전철역도 멀고 차도 많이 막히는 요즘, 자전거가 참 요긴한 물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친구는 포서에 나갈 때마다 전철역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그곳에서 전철을 갈아타고 다녔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내가 자전거를 탈 줄 모른다는 것이다. 여의도에서 자전거 타고 놀던 때도 앞뒤로 페달 달린 자전거를 빌려서 멋있는 그 남자가 앞에서 끌어주면 저절로 중심도 잡히고 바퀴도 굴러가는 그런 자전거를 빌려서 놀았으니…. 가끔 자전거 배워볼까 생각도 하지만 이제 그거 배워서 가을동화의 송혜교가 된다면 모를까 귀찮고 위험함을 감수할 정도로 그다지 절박한 일은 아니었다. 올 여름 상해에는 전동자전거, 오토바이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우리 일하는 아줌마부터 부릉부릉 거리며 전동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어쩐지 근사해 보이고, 자전거보다 중심 잡기가 쉬울 것 같아서,
"자전거 못 타면 이것도 못 타냐?*고 조심스레 물었더니 "자전거 못 타면 이거 못 탄다!*고 딱 잘라 말한다. 바퀴 두 개짜리 운전은 아무래도 나에겐 무리인가 보다.
우리 아줌마는 어떤 날은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질 않나 어떤 날은 귀에 이어폰까지 꽂고 나타난다. 그래, 너 폼 나서 좋겠다.

요즘 상해에도 여성운전자가 부쩍 많아졌음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내 어린 시절 한국에서 여성 운전자를 보면 신기해했던 그 때처럼 다시 한 번 돌아보곤 했다. 그런데 그 추세는 상해라는 도시의 특성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것 같다.
여기도 여자, 저기도 여자, 이제는 신기할 일도 없다. 게다가 내가 아는 아줌마들도 겁 없이(?) 하나둘 운전대를 잡기 시작했다. 그나마 포동은 포서처럼 길이 혼잡하지 않고 길도 넓어서 교통 환경은 그리 나쁘지 않은 모양이다.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 남편도 휴가를 다 써서 모처럼 친지들을 많이 찾아 다녔다. 가는 곳마다 반갑다고 술대접이니 안 마실 수 없고 해서 운전대는 내 차지가 되었다. 운전은 기능이라 안 잊어버린다더니 5년 만에 하는 것인데도 별 무리가 없었다. 운동신경 무딘 나에겐 역시 두 바퀴보다는 네 바퀴가 어울리는 것 같다. 잊었던 내 차의 편안함을 다시 떠올리게 된 후 상해로 돌아온 나는 생각한다.
자전거든 오토바이든 승용차든, 나도 운전을 했으면 좋겠다.

▷ 포동아줌마
(Delpina@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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