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가 한 일, 진짜가 덤터기
어느날엔가 갑자기 있지도 않은 교통위반 벌금고지서가 날아온다면 얼마나 황당하고 화가 날까?
상하이에 사는 Y모씨도 이 같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차를 몰고 상하이를 벗어난 적이 없는데 먼 쟝쑤(江苏)의 한 곳에서 과속운전 카메라에 잡혔다고 저그만치 1천위엔이나 되는 벌금 고지서가 날아든 것이다. 다름아닌 가짜 번호판을 부착한 또 다른 차량이 저지른 소행이었다.
이처럼 최근 중국에서 짝퉁 번호판이 기승부리며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꼭 같은 번호판을 부착한 차량 두 대가 신호등에 걸려 나란히 서있다가 교통경찰 단속에 걸린 이야기, 같은 날 비슷한 시간대에 수백킬로 떨어진 서로 다른 도시에서 같은 번호의 차량이 각각 사고를 낸 황당사건, 억울하게도 있지도 않은 사건사고에 말려들게 된 차 주인 등 일들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이 경우 짝퉁 번호판 차량의 소행임을 증명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를 갖고 교통관리부문을 찾아 벌금을 취소하는 방법이 있으나, 대부분의 짝퉁 번호판 차량들이 진짜와 같은 모델, 같은 색상의 차량에 부착된다는 점에서 사실 증명이 쉽지만은 않다. 심지어 번호판뿐 아니라 차량주행증(行驶证)까지 꼭같이 복제된다.
짝퉁차량의 교통위반 벌금은 차 주인이 울며 겨자먹기로 부담할 수밖에 없다. 더욱 난감한 것은 교통부문도 뾰족한 대안이 없어 현실적으로 문제해결이 어렵다는 점이다. 즉 차 주인은 신고 후 짝퉁 차량이 단속에 걸리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를 하고 이미 번호판이 복제 된 경우에는 유관부문에 자동차 색상 변경을 신청해 신 차량주행증(行驶证)을 발급받는 방법이 있다고 조언했다. 상하이시 공안교통관리부문에 따르면, 해마다 상하이에서 발견된 짝퉁 번호판만 100여대에 달한다. ▷박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