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중국 위안화의 변동폭이 시장에서 사실상 확대되는 분위기를 띠어가고 있다.
위안화 변동구간은 정해져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변동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어 위안화 절상압력을 소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엿보인다.
중국 위안화의 달러화 대비 하루 변동구간은 인민은행의 위임을 받아 상하이 외환거래소가 매일 공시하는 중간가격 대비 상하 0.3%다.
지난해 7월21일 있었던 2.1%의 위안화 절상조치에도 불구하고 12월말까지 절상폭은 한달 누계로 0.1% 정도였다.
한 달에 0.1%의 절상추세를 유지해왔던 것이 올들어 급격하게 빨라지기 시작해 15일에는 하루만에 0.12%의 변동폭을 보였다.
이날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8.0377위안으로 0.0096위안이 절상됐다. 작년 7월 절상조치 이후 하루 기준 최대로 떨어진 것이다.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6일(8.0365위안) 이후에도 위안화 환율은 종가기준으로 4일 연속 올라가면서 10일(8.0505위안)까지 0.0140위안(0.17%)이 올라갔다. 위안화 환율의 움직임이 올들어 사실상 폭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변동폭 확대에도 불구, 여전히 허용된 0.3% 변동구간을 제대로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직후 기자회견에서 위안화 환율문제와 관련, 작년 7월 관리형 변동환율제로 전환한 이후 미 달러화에 대한 환율이 3% 가까이 상승했다면서 앞으로 환율 시스템을 더 정비하고 외환시장을 확대하는 한편 환율 변동의 탄력성을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그러나 현행 시스템 하에서도 시장 변화에 따라 위안화의 상하 변동 능력 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예상 밖의 일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정부의 일회성 조작을 통한 위안화의 가치 조절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 총리의 이런 발언은 0.3%의 변동구간을 아직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조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반론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발표된 금년 1-2월의 대중국 해외 직접투자와 미국에 대한 무역수지 흑자폭 확대는 위안화 절상압력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날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미국 상무부장관은 중국과 미국의 경제관계가 충돌로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내달 24일 워싱턴 방문 이전 가시적인 조치를 기대하고 있으며 미 재무부는 내달 중순 상반기 환율보고서를 내 압박을 가중시킬 계획이다.
최근 위안화 환율 흐름은 이같은 외부로부터 가중되는 압박을 내부에서 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위안화 환율변동폭을 정해진 범위 내에서 확대함으로써 절상압력을 이겨내려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