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hao’ 한국미술과 중국예술을 잇는다 상하이의 명소인 황푸강과 중국 근현대사의 상징인 열강의 석조건물이 줄지어 선 와이탄을 따라 오래된 쑤저우 다리를 건너가면 북(北) 와이탄이 새롭게 조성되고 있다. 그곳을 지나면 상하이 토박이들이 거주하는 소박한 동네가 있다. 퍼덕이는 닭이 좌판에 놓이는 생동감 있는 생활의 현장에 예술의 파문이 잔잔하게 번져가고 있다. 국유지에 지어진 물류창고 건물들이 예술 공간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이름난 중국 화랑 이안(迹安)이 이미 문을 열었고 실험정신으로 충만한 작가들의 작업실과 전시공간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3개의 갤러리와 스튜디오, 기획사무실 등 한때 일본군의 무기창고였다는 이곳에 `베이징의 798' 같은 예술단지가 태동하고 있는 것이다.
독특한 개성과 활기를 띤 한국 미술과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중국 예술의 가교역할을 하려는 갤러리 자오(Zhao 朝)가 지난 24일 문화 허브로서 힘차게 첫걸음을 내딛었다.
갤러리 자오의 김채미정 대표는 "가속도가 붙은 중국 경제는 예술문화 욕구를 거세게 키워가고 있다. 산업경제에서 문화경제로 전환되는 중이다. 이러한 추세를 간파한 세계의 예술가들이 상하이로 모여들고 있다*라며 "뉴욕에 이어 새로운 예술 거점이 되고 있는 상하이의 예술 마당에 이제 우리의 한국 예술의 우수성과 다양함을 보여줄 때이며, 한국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중국 미술에 대한 관심에 객관적인 자료가 뒷받침된 신뢰할 만한 작품을 소개할 것"이라고 밝힌다
사실 중국 현대미술에 대한 급격한 관심에 비해 이 넓은 중국 미술시장에서 옥석을 가릴 수 있는 눈은 한국의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채미정 대표는 11년 동안 상하이에 거주하며 국제적인 감각을 익히고 최근 2년 동안 상하이, 한국, 유럽에서 중국 화가 중심의 전시 기획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중국 화가들과 유럽화가들을 두텁게 확보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기획 고문은 미술, 음악, 건축, 도시계획 등 여러 분야에 세계적인 네트워킹을 갖추고 있어, 한국과 중국의 실력 있고 유망한 작가들을 선보이는 능력 있고 믿을 만한 중개자가 될 것이라고 갤러리 자오는 자부한다.
호기심 메이커 ‘Zhao’ 멀티문화공간으로…
회화, 조각, 비디오 아트, 설치 등 다양한 미술 장르의 전시는 물론 전시 작가와의 대화가 펼쳐지고, 여유로운 일요일 아침에 크로와상과 홍차가 곁들여진 현대음악 중심의
가 열릴 것이다. <금요일에는 영화 한편을>을 통해 매주 한번씩 예술성 높은 독립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공감의 파장이 공유하는 광경은 상상만으로도 즐겁지 않은가. 현대 미술의 이해, 심리학, 비교종교학, 휴머니티 등의 흥미로운 주제로 진행될 에도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러 분야의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참여자의 자발적인 책모임 <책과 함께 하는 화요일 >도 열릴 예정이다.
한중교류전 ‘Blue Waves’ 내달 7일까지
급속한 한류(韩流)가 중국의 만만디(慢慢的)와 이미 만났다. 베이징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 작가의 발걸음이 적었던 상하이에 갤러리 자오가 재능과 영감이 번뜩이는 한국 작가들을 소개하려고 발벗고 나섰다. 지난 24일부터 11월 7일까지 한국작가 4인과 중국작가 4인의 개관전이 열린다. `랑차오(浪潮) -Blue Waves'라는 주제의 이번 전시는 역사의 시공간의 흐름이 빚어낸 두 나라 작가들의 색다른 예술적 표현양식에 교류의 의미를 담아 더욱 각별하다.
한국의 송호준 작가는 예술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자 한다. 자연을 재편성하여 색채의 분할적 구성을 보여준다는 평을 듣고 있다. 동아대 명예교수인 오춘란 작가는 온화한 서정을 세련되고 농익은 필치로 펼쳐보인다. 이번 전시의 설치작품을 선보인 차주만 작가의 십자가 조형과 김성미 작가의 털실로 짜진 성조기를 풀어가며 다시 뜨개질을 해가는 이색적인 조형작품에 시선 머문다.
중국의 치우더수(仇德树)는 1995년 제 1회 광주 비엔날레에 참가했고 미국, 프랑스, 독일 미술관 등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한지를 겹겹이 입혀 작업하는 평면 조소 형식의 신비로운 표현방식은 이미 동서양의 호응을 얻고 있다. 리레이(李磊)는 상하이 미술관장으로 탁월한 전시 기획과 작품 활동을 병행하는 보기 드문 열정가다. 생명과 자연을 주제로 한 추상은 깊은 사고의 심도를 보여준다. 최근 로마 전시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무이린(穆益林)은 종이와 비단의 중국화 매체 중 비단에 천착하여 20여 년 동안 끊임없는 실험과 시도 끝에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였다. 전통적인 매체에 인생을 관조하는 반추상의 내용이 담겨 있다. 비엔핑산(边平山)은 신문인화의 장르를 확립하여 간결하고 여백이 많은 작품을 통해 동양적 정신 세계의 아름다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번 개관전에 대해 김채미정 대표는 "21세기 서울, 부산, 상하이의 지형적인 위도 차이가 반영된 예술적 산물의 간극이 흥미롭다*라며 "이제 한국의 대중문화의 중국 상륙에 균형을 맞추어 한국 정통예술문화도 중국에 더욱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몸짓으로 다가서야 할 때"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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