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새로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지을 때 어려운 한자를 쓰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법을 제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17일 보도했다.
중국 공안부 치안관리국 바오쑤이셴(鮑遂獻) 부국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전산화를 겸한 신분증 교체작업이 컴퓨터가 지원하지 않는 한자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분증 교체를 위해 전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명과 주소에 사용되는 어려운 한자가 3만여자이고 이 중 약 4천600자는 컴퓨터를 이용한 입력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안당국은 2008년 완료를 목표로 진행중인 신분증 교체를 위해 이른바 '냉벽자( 冷僻字)'인 4천600자를 따로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전국 공공기관에 보급중이다.
그러나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의 이름에 새로운 냉벽자가 등장하는 경우 또다시 번거로운 작업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이름에 사용할 수 있는 한자의 범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바오 부국장은 말했다.
일본의 경우 작명에 쓸 수 있는 글자의 범위를 정해 편의대로 이름을 지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중국인의 이름에 드물게 쓰이는 한자가 많은 것은 기본적으로 인구가 많은 데다 특이한 이름을 지으려고 일부러 어려운 글자를 찾아 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신분증 교체는 주민들의 인적사항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는 전산화 작업을 겸 한 것이지만 전국적으로 모두 6천여만명의 이름에 들어있는 한자가 컴퓨터용 자전(字典)에 수록돼 있지 않다.
중국에서 현재 사용하는 컴퓨터용 자전은 2000년 3월 국가질량기술감독국이 개 발해 보급한 것으로 1만7천자 가량 지원된다.
1981년에 개발된 6천763자의 구 자전에 비하면 글자 수가 크게 늘어났지만 강희 자전(康熙字典)에 수록된 5만자가 넘는 한자를 소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