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년간 제정 못해, 2008년까지 마무리
중화인민공화국이 건설된 지 57년이 됐지만 중국에는 아직 나라를 대표하는 국화가 없다.
각계에서 국화 제정의 필요성을 느끼고 여러 차례 시도를 해봤지만 매화와 모란을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져 결국 실패했다.
이번 주 초 폐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에서도 어떤 꽃을 국화로 선정할 것인가를 두고 주장이 엇갈렸다.
우한 출신 전국정협위원 9명은 ‘매화를 중국 국화로 선정하자’는 건의안을 제출했지만 허난 뤄양과 산동 허저의 전인대 대표들은 ‘모란을 속히 국화로 선정해야 한다’는 건의안을 제출했다.
지난해 전인대와 전국정협 기간에도 국화 제정 주장이 제기됐다. <신콰이바오(신쾌보)>는 “베이징임업대학 천쥔위 원사가 지난해 두 회의에 국화제정과 관련한 건의를 제출했고 당국으로부터 2008년 이전에 국화를 결정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고 15일 보도했다.
천 원사는 당시 ‘대륙은 사회주의, 홍콩과 마카오는 자본주의를 유지하자’는 ‘일국양제’에서 힌트를 얻어 ‘일국양화’를 주장했다. 천 원사는 “매란이나 모란 모두 중국이 원산지이고 향과 색이 아름다운 데다가 중국인의 깊은 사랑을 받고 있는 꽃들이다”며 “국화가 많으면 기억하기 어렵고 하나밖에 없으면 대표성이 떨어지므로 두 개의 국화를 선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모란은 나라의 색을 드러내고 물질문명을 대표한다면 매화는 나라의 혼을 보여주고 정신문명을 대표한다”고 덧붙였다.
천 원사는 자신의 방안이 중국과학원, 중국공정원의 원사 62명의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100여년간 중국의 국화 제정을 위한 노력은 계속됐지만 모란과 매화 사이에서 방향을 잡지 못했다. 청나라 말기, 서태후는 모란을 국화로 삼았지만 1929년 중화민국 정부는 매화를 국화로 확정했다.
1987년 중국 당국이 ‘중국의 10대 꽃’을 선정했을 때 매화가 모란을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랐지만 1994년 국화제정을 위한 평가 작업에서는 모란이 매화를 이겼다.
중국화혜협회는 1994년 국화선정을 위한 활동을 벌였지만 모란과 매화를 놓고 논쟁이 치열해 결국 선정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