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중국해 가스전개발을 놓고 일본 정부내에서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사업 주무부서인 경제산업성은 대화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외무성은 중국이 채굴을 시작하면 대항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은 15일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중국이 양국 중간경계선 부근에 있는 춘샤오(春曉)가스전에서 본격 채굴에 나설 경우 "대항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맞시굴을 포함해 강경하게 대처하겠다는 으름장인 셈.
이에 대해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경제산업상은 17일 기자회견에서 "하지도 못할 일을 이러쿵저러쿵 말해봐야 소용없다"고 비판했다. 엄포를 놓는다고 협상이 진전되는 게 아닌 만큼 "대화로 임하는 게 오히려 적극적인 대처방식"이라는 것. 그는 "가스전 협의에는 외무성 간부도 참석한다"고 꼬집었다.
니카이 경제산업상은 중국 지도부와 친교가 깊어 친중파로 분류된다. 2월말에는 중국을 방문해 일본 정부 요인으로는 오랜만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 등과 회담했다. 작년 10월 고이즈미(小泉)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참배 강행으로 중단된 가스전 회담이 재개된 것도 그의 공로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다만 3월 6-7일 재개된 가스전 협의에서 중국이 영토분쟁 중인 센카쿠(尖閣. 중국명 댜오위위다오<釣魚島>) 주변 해역 등의 공동개발을 제의하는 바람에 국내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은 "중국의 제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여.야 일부와 보수 언론으로부터 "유약한 자세가 국익을 해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반면 아소 외상은 야스쿠니문제를 들어 정상회담은 물론 외상회담에도 응하지 않는 중국을 기회있을 때마다 비판, 필요이상으로 중국을 자극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의도된 실언인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9일에는 국회답변에서 대만을 "국가'로 호칭, 중국의 맹렬한 반발을 샀다.
그는 17일 참의원 답변에서도 5월로 예정된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의 일본방문에 대해 "일선 정치가도 아니고 그냥 한 노인인데 올 때마다 소란을 떨 필요가 있느냐"면서 그의 방일에 반대하는 중국을 비판했다. 일본 정부는 대만인은 관광비자가 면제되는 만큼 리덩후이도 보통 대만인으로 취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15일에는 한국과 중국이 무역량을 늘려 북한을 돕고 있다며 중국에 설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중국정부는 그러나 17일 일본이 그런 설명을 요구한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아소 외상의 발언이 이처럼 사사건건 문제를 일으키자 일본 조야 일부에서는 "대체 누가 외상이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